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승훈(대한항공)이 경기를 앞둔 김민석(성남시청)을 격려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 데뷔를 앞둔 동생이 행여 긴장할까 다독이며 전한 말이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고 평가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김민석은 진짜 일을 냈다.
김민석은 13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93의 기록으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올림픽 출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폭발력 넘치는 레이스를 펼쳤다. 이승훈이 전한 "한번 해보자"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김민석은 이승훈과 묘하게 닮았다. 이승훈도 깜짝 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2010 밴쿠버 대회에 출전하며 첫 올림픽 무대를 경험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승훈의 메달을 기대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10,000m와 5,0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며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김민석 역시 큰 기대를 받지 못하고 평창올림픽에 나섰다. 컨디션에 따라 메달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가능성을 높게 점치지는 않았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시작된 동계올림픽 역사에서 아시아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시상대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김민석이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유럽과 북미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던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능력으로 증명한 김민석이다.
깜짝 스타의 계보도 이어갔다.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이상화(여 500m), 모태범(남 500m), 이승훈 등이 금메달을 따내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상화는 2014 소치 대회에서 500m 2연패에 성공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민석은 안방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미래에서 현재로 성장한 김민석. 그는 아직 19살에 불과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영상] '무한댄스'로 개회식 하드캐리…자원봉사 댄스팀 집중해부
★[개회식 비하인드] 관중 떠난 개회식장, 공연진 이름이 남았다
★동생을 위해 달린 노선영…메달보다 값진 감동의 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