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은 13일 오후 7시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승에 나선다. 준결승과 결승까지 함께 열려 메달 색깔이 가려진다.
500m는 쇼트트랙에서 가장 짧은 종목인 만큼 초반부터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몸싸움이 빈번해 넘어지는 등의 변수가 가장 많은 종목이기도 하다. 최민정도 결전을 하루 앞둔 12일 강릉영동대 훈련을 마치고 "500m가 워낙 짧은 순간에 승부가 나는 종목이라 변수가 많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런 까닭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한번도 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전설' 전이경 싱가포르 감독조차 500m는 동메달이었고,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박승희(스포츠토토)가 동메달을 목에 건 게 최고 성적이었다. 지구력이 좋은 한국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순발력이 떨어지는 요인도 있었지만 500m의 변수도 적잖게 작용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박승희다. 당시 박승희는 5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달리고 있어 금빛 전망을 기대하게 했지만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넘어지는 과정에서 휩쓸려 함께 넘어졌다. 억울하게 쓰러진 박승희는 이후 판정 끝에 동메달을 보상받았지만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판커신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서도 앞서가던 박승희(스포츠토토)를 잡아채는 반칙을 범한 바 있다. 상습적인 손놀림으로 국내 팬들에게는 '나쁜 손'으로 불린다.
평창올림픽에서도 주의해야 할 대목이 다른 선수와 충돌이다. 대진표 상으로는 준결승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최민정은 취춘위(중국), 마르티나 발체피나(이탈리아), 페트라 야스자파티(헝가리)와 벌이는 준준결승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자칫 판커신, 한위통 등 중국 선수 2명 이상이 몰릴 경우가 문제다.
심석희의 경우에서 보듯 중국은 자국 선수가 우승을 할 수 있다면 다른 선수가 희생을 하는 양상을 보인다. 만약 최민정이 혼자 2명 이상의 중국 선수와 경합할 경우 예기치 못한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 중국뿐 아니라 크리스티 등 다른 국가 선수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상황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도 있다. 박 코치는 "초반 스타트만 잘 된다면 마지막에는 얼마든지 추월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면서 "그런 작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가는 것도 좋지만 뒤에서 추월한다면 앞서 박승희, 심석희가 겪은 변수를 줄일 수도 있다.
본인도 준비가 이뤄진 상황이다. 최민정은 "중국 선수들은 기술도 좋고 노련한 부분이 많아서 동영상을 보면서 파악했다"고 말했다. 자신감도 넘친다. 최민정은 "나보다 더 준비를 잘한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가 이길 수도 있겠지만 나도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건 다 준비했다"면서 "후회없이 준비한 걸 펼친다면 좋은 성적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세계 최강의 선수 최민정이 개인 통산 1호이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첫 금메달을 품에 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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