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김(18, 한국명 김선)에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특별하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클로이 김의 부모님은 모두 한국인. 아버지가 홀로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한국인 어머니와 결혼해 클로이 김을 낳았다. 생애 첫 올림픽이 부모님의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4살 때 처음 스노보드를 접한 클로이 김은 흔히 말하는 천재였다. 부모님은 클로이 김이 8살 때 스위스로 보냈다.
어린 나이의 유학은 쉽지 않았다. 클로이 김은 "당시 학교에 아시아계가 혼자였기에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클로이 김은 가장 아끼는 스노보드와 함께 웃었다. 2015년 15세이 나이로 동계 엑스 게임 최연소 우승을 달성했고, 2016년 2월에는 여자 최초로 1080도 회전을 성공해 100점 만점을 받았다. 남녀 통틀어 100점 만점은 숀 화이트(미국)와 클로이 김이 유이하다.
ESPN 등 미국 언론들도 올림픽을 앞두고 클로이 김을 집중 조명했다. 차세대 올림픽 영웅이라는 표현을 쓰며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았다.
클로이 김의 연기는 압도적이었다. 높이와 기술 모두 적수가 없었다.
1차 시기에서 장기인 1080도 회전을 깔끔하게 성공시켜 93.75점을 받았다. 5번의 점프와 기술 모두 완벽했다. 클로이 김의 1차 시기 점수를 나머지 선수들이 3차 시기까지도 따라잡지 못했다.
클로이 김은 2차 시기에서 두 번 연속 1080도 회전을 시도하다가 넘어졌다. 하지만 이미 금메달을 확정한 채 들어간 3차 시기에서 다시 두 번 연속 1080도 회전을 시도해 성공시켰다. 결국 1차 시기 점수를 넘어 100점 만점에 1.75점 모자란 98.25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부모의 나라인 한국 평창에서 스타가 될 것"는 외신들의 예상대로 평창 최고 스타가 됐다. "부모님이 태어난 국가에서 첫 번째 올림픽을 치르는 건 특별한 운명이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특별한 순간"이라고 기대했던 클로이 김도 3차 시기 후 활짝 웃었다.
미국과 스위스에서 자란 클로이 김은 어렸을 때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겪었다. 하지만 이제는 두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뛴다.
클로이 김도 올림픽에 앞서 "한국적인 환경에서 자랐다. 한국 음식도 많이 먹고, 부모님은 한국 노래도 알려주셨다. 한국과 미국 문화를 모두 몸에 익히면서 자랐고, 덕분에 타인을 수용하는 자세를 배웠다"면서 "혼란스러웠지만 이제 두 나라를 모두 대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내가 한국계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내가 미국인이라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부모님의 나라로 온 클로이 김은 평창 하늘을 금빛으로 수놓았다.
★외신의 감탄 "넘어졌다고? 한국 쇼트트랙이야"
★여름에 펠프스가 있다면, 겨울에 뷔스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