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이르면 이번 주 트럼프와 전화통화

북한의 전향적 자세 설명하고 한미 엇박자 논란 잠재울 듯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2박3일간 5차례나 공식 만남을 갖는 등 남북관계 진전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면서 이르면 올해 안에 남북 정상회담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등 잇달은 도발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 파견 등 실무적 논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에 한미 공조도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북한 대표단의 방한 전 과정을 점검한 뒤, 이르면 이번 주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갖고 상황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한 대표단이 떠난 다음 날인 12일 오전 청와대 현안점검회의에서 북한 관련 발언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점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특사 파견이나 인도적 지원 등 자칫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북한 대표단의 언행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내부 기준을 세운 뒤 한미 정상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가 이뤄지면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가 지난해에 비해 적잖히 달라졌다는 논리로 미국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북한이 '백두혈통'인 김여정 부부장을 처음으로 파견한 점, 남북 정상회담을 전격 제안한 점, 평창올림픽 경기장에서 보여준 유화제스처 등 과거와 달라진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김 부부장에게 "여건을 만들어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자"고 말한 것처럼, 북한의 비핵화가 회담 의제로 포함되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는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결국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라는 최소한의 성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에 이런 뜻을 계속 전달하는 한편, 미국을 상대로도 대화 명분이 마련되면 북미 접촉에 적극 응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제기된 우리 정부의 대북 특사 파견 문제도 일단 한미 정상간 의견이 교환된 뒤 논의될 수 밖에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대북 특사 파견 논의는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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