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서울 공연은 지난 8일 강릉 공연과 전체적인 레파토리는 비슷했지만, 현 단장의 독무대가 꾸며졌고, 남측 가수 서현이 마지막에 깜짝 등장해 북한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11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시작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은 강릉 공연때와 마찬가지로 친숙한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로 시작됐다.

공연은 강릉 때와 비슷하게 진행됐다. '반갑습니다'에 이어 이선희의 'J에게'가 여성 이중창으로 각색됐고,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왁스의 '여정' 등 친숙한 한국 가요가 이어졌다.

미국의 올드팝도 대거 등장했다. 미국의 전통 가곡인 'Old Black Joe'가 '흑인령감 죠'라는 제목으로 연주됐고 Mary Hopkin의 'Those Were the Days'라는 노래는 '아득히 먼 길'로 소개됐다.
'Autumn Leaves'(락엽)에서 진한 색소폰 솔로가 등장했으며, 미국의 카우보이 민요 '레드강 골짜기(Red River Valley)'에서는 콘트라베이스를 피치카토 주법으로 연주하며 재즈의 워킹 베이스를 흉내내기도 했다.
공연이 후반부에 다다르자 현송월 단장이 무대 위로 깜짝 등장했다. 현 단장은 남한을 방문한 솔직한 소회를 얘기하기도 했다.
현 단장은 "이례적이지만 직접 노래를 부르겠다"고 선언하며 "강릉에서 목감기가 걸려 상태가 안 좋지만 단장인 제 체면을 봐서 다른 가수들보다 조금 더 크게 박수 부탁드리겠다"고 재치있게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뜨거운 박수 속에 현 단장은 '백두와 한나도 내 조국'을 열창했고, 악단과 여성 중창단원들이 노래와 연주로 합세했다.
서현은 '만났다 우리 헤어져 가도/해와 별이 찬란한 통일의 날 다시 만나자'는 가사를 함께 부르며 북한 단원과 마주 보거나 손을 잡기도 했다.
이처럼 100분 간의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함성과 기립박수를 보내며 감격을 표했다. 현 단장과 단원들은 무대 위에서 5분 이상 머물며 남측이 전달한 꽃다발을 품에 안고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퇴장할 때에도 객석에 시선을 떼지 못하며 손을 흔드는 모습에서 아쉬움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