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1일 강원도 강릉 모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취재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게 설날 아침 남북한 선수들의 합동 차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체육상이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국제대회 기간 명절 때마다 항상 오전에 제사를 지낸다"면서 "이번에는 북한 선수들도 있는 만큼 함께 하면 어떨까 싶어 제안을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설날은 대회가 한창 진행 중인 오는 16일이다.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에 남북 선수들이 함께 차례를 지낸다면 훈훈한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대회 직전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면서 다소 혼란이 있었지만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 기수와 공동 입장에 이어 단일팀의 박종아, 정수현이 공동 성화 봉송자로 나서면서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회장은 "정부 쪽의 의견보다 체육 인사들끼리 자연스럽게 얘기하다가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하게 된다면 설날 아침 코리아하우스에서 합동 차례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북한 행사라 북한 선수단으로서는 상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일국 체육상이 이 회장에게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다만 남북 화해 모드가 흐르고 있어 합동 차례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과연 민족의 명절 설날을 남북 선수들이 함께 지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