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준 "조언해준 안현수 형, 속상하고 고맙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안긴 임효준(22 · 한국체대). 1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금메달이다.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이정수 이후 8년 만이다. 남자 쇼트트랙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노 메달' 수모에 그쳤다. 암흑을 걷어낸 금빛 질주였다.


경기 후 임효준이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팀이었다. 임효준은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팀 동료들이 있었기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공을 선수단에 돌렸다.

이어 후배 황대헌(부흥고)과 서이라(화성시청) 등 함께 뛴 동료들을 잊지 않았다. 황대헌은 결승에서 3위를 달리며 넘어졌고, 서이라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임효준은 "대헌이도 함께 메달을 땄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곱씹었고, "이라 형도 이제 다른 종목이 남았으니 잘 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다시 떠올린 사람은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었다. 임효준은 "빅토르 안 등 러시아 선수들과 한 달 전에 한체대에서 함께 훈련을 했다"면서 "현수 형한테 조언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빅토르 안의 조언은 "나도 토리노올림픽 때 그랬다. 하던대로만 하면 너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것. 임효준은 "토리노에서 현수 형을 보고 쇼트트랙의 꿈을 키워왔다"면서 "롤모델이고 존경하는 선수가 나오지 못해 속상했고 같이 뛰면 영광스러울 수 있었겠지만 끝나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 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빅토르 안은 지난달 IOC로부터 올림픽 초청을 받지 못해 평창행이 좌절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도 제소했지만 기각됐다.

임효준은 "현수 형을 보고 꿈을 키워왔다"면서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려고 정말 노력을 하고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씀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에도 그만 두고 싶어지만 평창올림픽 하나 보고 이겨낼 수 있었던 거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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