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을 방문한 전세계 동계스포츠 선수들이 밝은 미소로 올림픽스타디움을 누볐다. 그들을 환영하는 '멈추지 않는 댄스'와 어우러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선수단 입장 행사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은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화려한 공연을 마친 뒤 선수단 입장 행사로 접어들면서 그 열기가 더 고조됐다.
올림픽스타디움 중앙 원형 무대를 둥글게 채운, 자원봉사자로 추정되는 댄서들은 개막식 선수단 입장 행사의 '신스틸러'였다. 그들은 가장 먼저 입장한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부터 마지막 91번째 남북 공동 입장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춤을 췄다.
끊임없이 췄다. 그 사이 배경음악이 수차례 바뀌었다. 안무도 조금씩 바뀌었다. 월드스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올 때는 말춤을 췄다. '강남스타일'은 정말 유명했다. 음악이 나올 때 말춤을 추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이 외에도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 방탄소년단(BTS)의 'DNA', 트와이스의 '라이키(Likey)', 김완선의 '리듬 속에 그 춤을' 등 다양한 K-POP과 흥겨운 춤이 선수단 입장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색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버뮤다 선수단은 체감온도가 영하 8.7도까지 내려간 올림픽스타디움에 반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리우올림픽의 스타'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통가)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상의를 벗고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며 기수로 등장, 추운 날씨를 무색케 하는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눈이 없는 나라의 봅슬레이 도전기 실화를 다룬 영화 '쿨 러닝'으로 유명한 자메이카 선수들은 힙합 음악에 맞춰 특유의 리듬감을 자랑하며 흥을 돋궜다.
55번째로 등장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로 인해 러시아 국기를 쓰지 못했다. 올림픽기를 든 자원봉사자의 인도 아래 올림픽스타디움을 밟았지만 관중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봅슬레이의 원윤종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의 황충금이 공동 기수를 맡은 가운데 남북 공동 입장이 실현됐다. 단가 '아리랑'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선수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밝은 미소와 경쾌한 움직임으로 입장 행사의 스포트라이트를 장식했다. 중앙의 댄서들은 지쳤는지 발이 많이 무뎌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행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