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비밀병기는 아이스하키 '용어집'

외신, 남북 단일팀 언어 문제 극복법 소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지난 4일 오후 인천 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친선 평가전을 벌였다. 새라 머리 총감독과 박철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윤창원기자/자료사진
새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최대 고민거리는 언어다. 남북이 사용하는 아이스하키 용어가 다른 탓에 코치진과 선수들 모두 고충이 크다.

지난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스웨던과 평가전이 끝난 후 머리 감독과 주장 박종아는 "남북한 언어가 달라 불편하고 힘들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고충을 줄이기 위해 코치진이 아이스하키 용어집을 만들어 선수들과 소통한다"고 8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머리 감독은 지난 5일 강릉선수촌에 입촌해서 첫 훈련을 마친 후 취재진에 "3쪽 짜리 아이스하키 용어집을 만들었다. 핵심적인 용어를 추린 다음 영어를 남측 언어와 북측 언어로 바꿔 표기했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평소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북한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다. 덕분에 서로 말이 통하고, 갈수록 소통이 잘 될 거라는 희망을 갖는다"고 했다.

AP통신은 "분단한지 70년이 된 남북은 언어적 괴리가 심하다. 언어적인 측면에서 남북 단일팀은 또 하나의 시험대에 섰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일상에서 영어를 많이 쓰지만, 북한은 순우리말을 쓴다. 전문가들은 남북의 일상어 3분의 1이 다르다고 말한다. 특히 의학, 스포츠 등 전문 분야 용어에서 이질감이 심하다.

코치진이 만든 용어집에 따르면, 북한 선수들은 슛을 쳐넣기, 패스를 연락, 블락샷을 뻗어막기, 윙을 날개수라고 표현한다.

머리 감독은 "한국 코치들이 남북의 언어 간극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용어집이 있어도 여전히 소통하는 건 어렵다"고 했다.

단일팀은 10일 오후 9시 10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위스와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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