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변은 사치다. 우리는 가축우리에 산다"라는 이들의 씁쓸한 말이 CBS노컷뉴스를 통해 알려진 지 2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찾은 6일 새벽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지상조업 하청노동자들은 간담회 내내 격앙된 어조로 성토를 이어갔다.
이어 "쉴 공간도 없어서 밥도 휴게실에서 잠자는 사람 발밑에서 먹고 있다"고 했다. 김 씨를 돕는 노조 관계자가 달래봤지만 쉽게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 씨를 비롯한 항공기 청소노동자 380명은 이처럼 매일 캐비닛과 침상 사이로 몸을 구겨넣고 있다. 용변은 사치고, 동료에겐 민폐다.
노동자들은 차제에 지난해 8월 항공기를 청소하던 동료들이 난데없이 쓰러졌던 사건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당시 초음파 진동을 이용한 기화식 방역 소독에 나선 노동자 5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화학물질에 의한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심하게는 각막궤양 및 천공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한국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오한순 씨는 "정말 힘없고 나약한 사람들은 회사에서 쓰라면 쓰라는 대로, 노동청에서 인체에 무해하다고하면 그런대로 써야되는 것이냐"며 "약품 조사를 확실히 좀 해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런 목소리를 들은 국회의원들은 이어 직접 기내에 올라 실제로 소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살펴봤다. 휴게실에 내려와서는 용변기와 탈의실 등의 시설을 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던 점에 대해 국민들께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의원들은 사측과 비공개면담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의원들을 쫓아가며 "제발 도와달라"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