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밤' 우리가 봐온 김희애는 잊어라

스릴러 장르 악역 연기…김상경·김강우와 베테랑 연기 호흡

영화 '사라진 밤' 스틸컷(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공)
아내(김희애)를 살해하고 완전범죄를 꿈꾼 남편(김강우)이 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아내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남편에게로 문자 한 통이 도착한다. '우리의 비밀을 묻은 곳에서 기다릴게.'

이 사건을 접한 형사(김상경)는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남편은 이 모든 것이 아내의 계획이라고 주장한다. 아내는 정말 죽은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사라진 것일까.

3월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사라진 밤'은 사라진 시체를 두고 벌이는 단 하룻밤 이야기다. 줄곧 흥미로운 스릴러를 선보여 온 스페인에서 만들어져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 받은 '더 바디'를 원작으로 뒀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6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사라진 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창희 감독은 "원작 소재만 갖고 와 새로운 캐릭터와 목적을 담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느낌을 가진 영화가 나온 것 같다"며 "(원작보다) 더 나은 영화가 아니라면 내놓지도 않았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라진 밤'은 베테랑 배우 김희애, 김상경, 김강우의 조합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 배우과 함께 일한 이 감독의 소회는 아래와 같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다. 김상경 씨는 형사 역할을 많이 해서 또 할까 싶었는데, 시나리오 속 형사가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줬다. 세련되고 우아한 이미지를 지닌 김희애 씨는 우리 영화에서도 그런 면을 가졌지만, 악역이다. 시나리오 쓸 때부터 남편 역은 김강우 씨를 염두에 뒀다. 주변에 물어봤을 때도 그 역할은 김강우 씨였다."

아내 윤설희 역을 맡은 김희애는 이날 "개인적으로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 작품은 너무 궁금해 시나리오를 끝까지 읽었다"고 '사라진 밤'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극중) 부부를 정상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이 차이도 있고 제(설희 역)가 돈이 조금 있다"며 "그것 때문에 (극중 남편이) 저를 선택한 것 같다"고 역할을 설명했다.

남편 박진한으로 분한 김강우는 "극중 아내를 죽인다는 설정을 보고 제 아내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상상이 안 되더라"며 "이 역할을 했을 때 비호감이 될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뒤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형사 우중식을 연기한 김상경은 "'살인의 추억' 이후 형사 역할만 100개 이상 받았는데, 이번 영화 속 형사는 조금 헐렁하다. 그런 점이 실제 나와 비슷하다"며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추리해야 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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