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파견으로 의지 보인 北···평창 '북미대화' 가능할까

'출구전략' 원하는 북미 사이 의외의 대화 가능성 있을수도

김영남 상임위원장 (사진=자료사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9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하기로 결정된 가운데, 최근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감도는 북미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남 위원장은 명목상 북한의 '국가 수반'이다. 지난 2015년 12월 북한에서 김양건이 숨졌을 당시 국가장의원회 위원 명단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다음으로 호명되는 등 권력서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다음의 2~3인자가 평창올림픽에 참석하면 의미가 더 살 것이라며 '높은 급'의 인사의 방남을 원했던 우리 정부의 뜻에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인사다.

이는 북한이 남북대화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성의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다.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만나면, 그간의 대화 형식보다 더 직접적인 형태의 의사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 북한 관련 소식통은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김영남 상임위원장만큼의) 무게감이면 모자람은 없다"면서 "사실상 김정은의 (대남) 특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활발해진 남북대화를 북미대화로 견인한다는 우리 정부 구상이 실현될지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우선 최근 미국 내 대북 강경발언이 거세지는 가운데 북미관계 자체가 '안갯 속'이다.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 강연에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가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미국을 위협할 때, 우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탈북자들과 백악관에서 만남을 갖는 등, 북한 인권 문제를 연일 화두에 올리는 모양새다. 이에 대한 북 측의 비난성 반박도 거세다.

미국이 북미대화의 핵심 의제로 삼고 있는 핵·미사일 문제에서 양 측의 이견이 팽팽하다는 점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더한다.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원하는 미국과,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없이는 핵·미사일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 차이는 날이 갈수록 명백해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강대강' 구도의 출구전략을 찾기를 바랄 것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접점이 생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북미가 (평창에서) 안만나면 오히려 이상하다"면서 "미국 입장에서 군사적 옵션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북한 역시 북미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건은 실무적으로 큰 틀에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계기인데, 평창올림픽에서 이를 만들 수 있다. '의지의 크기'를 가늠해볼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도 "북한도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이를 계기로 한 남북관계 개선, 민족 경사를 언급했다"면서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북미가 만나겠지만 그 속에서 지나치게 북핵 문제 등 이슈가 부각되는 것을 서로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만일 북미가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되면 남은 관건은 '평창 이후'다.

올림픽 이후 북미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고 북한의 도발이 잠잠해지면 대화 동력이 이어질 수 있고 우리 정부는 중간 역할을 좀더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4월로 예상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반발해 도발카드를 다시 꺼내들 경우 평창올림픽으로 쌓은 평화 분위기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연기된 것인만큼) 실시하겠지만, (향후 분위기에 따라) 훈련 규모 등이 조절될 수 있다. 북한도 열병식에서 미국을 군사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면 대화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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