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부터 침투정까지…방산비리는 군피아 '작전'"

- 영화 속 이야기? 방산비리는 현재진행형
- 朴정부 대북확성기 비리, 큰그림 있었다
- '기획' 단계 前의원-군인맥 연루 가능성
- 600억 침투정, 1200억 구매추진 정황도
- "1급기밀" 어렵게 개봉…현실 더 어두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 소장, 전 해군 소령)

지금 극장가에는 한국 영화 처음으로 군비리를 모티브로 한 영화 "1급 기밀"이 상영 중입니다. 그런데 영화 속의 그 일이 또 터졌습니다. 이번에는 대북 확성기 문제인데요. 감사원 조사 결과 '박근혜 정부 시절에 174억 원을 투입했던 대북 확성기 사업에 그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고, 35억 원 정도의 국고 손실이 발생했다' 이게 밝혀진 겁니다. 2년 전부터 이 대북 확성기 사업의 비리를 추적해 온 분이 계세요. 국방권익연구소 김영수 소장, 전 해군 소령입니다. 전화로 연결해 보죠. 김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영수. 안녕하십니까? 김영수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영화 "1급 기밀"의 주인공이시잖아요. 모티브가 되신 분이시잖아요.

◆ 김영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저희가 영화 이야기를 하려고 모시려고 했던 건데, 영화 얘기도 하기 전에 영화 속의 비리가 유사한 비리가 또 터진 거네요?

◆ 김영수> 영화에서도 메시지가 '방산비리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나오거든요. 그래서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주목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영화가 지금 상영 중인데 또 다른 군비리 사건이 터진 겁니다. 2016년입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자 '대북 심리전을 우리가 강화해야 된다,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자.' 그때 40여 대였던가요?

◆ 김영수> 통상 매년 1대에서 2대를 설치했었거든요.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북 심리전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발표를 하고 나서 갑자기 예산이 약 174억이 만들어집니다. 그때부터 작전이 들어간 거죠.

◇ 김현정> 바로 이 작전. 이번에 감사원에서 발표한 이 작전을 처음 이 세상에다가 문제제기를 한 분이 김영수 소장이세요. 어떤 작전이 있었던 거예요?

◆ 김영수> 제가 이걸 인지한 게 2016년도 7월부터인데요.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대통령한테 메모를 줍니다.

◇ 김현정> 어떤?

◆ 김영수> '대북 확성기가 정말 큰 효과가 있다.' 그래서 발표를 하게 되고 그 발표가 나오자 국회에서는 긴급 예산을 편성을 합니다. 그런데 통상 이 정도 사업이면 방위사업청에서 계약을 하는데 '국군심리전단'이라는 조그마한 부대가 이 사업을 주관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특정 업체를 선정을 하게 되는데요. 지금 현재는 육군의 모 상사가 특정 업체를 마치 특혜를 준 것처럼 이렇게 돼 있는데 그거는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럼요?

◆ 김영수> 정치권, 예비역, 현역이... 그리고 아주 높은 위치입니다. 사전에 공모를 해서, A라는 업체가 작업을 해서 실제로는 B라는 업체하고 계약을 하거든요.

◇ 김현정> B라는 업체를 뽑아주기 위해서, A라는 업체는 더 높은 금액을 부른다든지 이런 식으로요?

◆ 김영수> A라는 업체가 계약 조건이나 이런 거를 B라는 업체가 낙찰될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러면 이게 업체가 선정이 됐습니다, 첫째. 불법을 통해서 분명히 선정이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렇죠.

◆ 김영수> 둘째는, 이 단가를 조작을 합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김영수> 계약은 164억인데 실제로 한 80억 주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장비입니다. 그래서 감사원은 35억 원이라고 발표를 했는데요. 제가 분석한 바로는 80억 원 이상이 국고 손실이 생긴 겁니다.

◇ 김현정> '35억 정도가 아니라, 원가 따져보면 80억 정도는 손해 본 거다' 이 말씀이세요?

◆ 김영수> 최소한.

◇ 김현정> 저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들 다시 쭉 복기를 해 보면 국가안보실에서 '확성기 필요합니다'라고 대통령한테 말하고 대통령은 '국회가 빨리 결산하세요. 예산 도장 찍으세요' 이렇게 얘기하는 이 과정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다음부터 문제가 되는 겁니까? 아니면 거기 자체도 이미 뭔가 작전이 들어갔다는 겁니까?

◆ 김영수> 저는 그 전부터 이미 누군가가 기획을 했다고 봅니다, 이 사업을.

◇ 김현정> 아예 대통령한테 쪽지 넣는 것부터 치밀하게 들어갔을 거라고요?

◆ 김영수> 제 경험을 통해서 보면, 통상적으로 방산비리는 이런 기획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어떤 사업이 만들어지거든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러면 그 정도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군에서 어느 정도 고위급이어야 되는 거예요?

◆ 김영수> 상당히 높은 고위급의 예비역이라고 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누구인지도 짐작가는 사람이 있으신 거예요?

◆ 김영수> 내부 정보를 통해서 제가 파악한 바로는 전직 국회의원입니다.

◇ 김현정> 전직 국회의원.

◆ 김영수> 그리고 실무 작업을 했던 거는 전직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알고 있고요. 그 보좌관도 예비역입니다. 군 관계자들하고 이렇게. 거기에는 선후배 관계가 엮여 있습니다. 이번에 이 사업을 기획한 민간 업체에도 예비역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통상 말하는 '군피아'라고 하는 게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군피아.

◆ 김영수> 이 사건은 군피아의 방산비리의 전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다 그렇게 군피아로 엮여져 있다, 작전에 들어간다' 이 말씀이세요?

◆ 김영수> 그래서 방산비리 하면 보통 집행 단계에서 비리가 있을 것이라고 보통 사람들은 생각을 하는데요.

◇ 김현정> 그렇죠. 마지막 입찰 단계에서 있을 거라고 생각하죠?

◆ 김영수> 그렇지 않습니다. 최초의 사업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기획이 들어가는 겁니다.

◇ 김현정> 빅 픽처, 큰 그림이 있는 거네요?

◆ 김영수> 그럼요. 큰 그림이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 감사원에서 적발한 거는 입찰 당시에 관련된 사람, 조그마한 그림 하나만 잡은 거예요?

◆ 김영수> 집행 단계에서 그냥 서류만 뒤진 거예요. 제가 파악한 거에 약 20% 정도 나왔다고 보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이 부분 오늘 실명을 대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수사를 하신 건 아니니까요. 그럼 이 부분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검찰 수사가 들어가야 된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영수> 당연하죠. 그리고 이게 핵심적인 문제가 또 납품을 했는데 성능이 미달돼요.

◇ 김현정> 저 지금 그거 질문 드리려고 했어요. 이런 식으로 해 갖고 소위 '짬짜미'로 낙찰 받은 업체가 보급을 했으면, 그 확성기는 성능이 괜찮은가?

◆ 김영수> 당연히 괜찮아야 되는데 12월에 납품을 했는데 안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내부에서는 지금도 불만이 많습니다.

◇ 김현정> 안 들려요?

◆ 김영수> 군납비리의 전형적인 모든 요건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모든 요건이라는 게 뭐예요?

◆ 김영수> 사업을 만들면서부터 시작해서 특정 업체 주고. 단가를 부풀려서 80억 원의 국고를 손실하고. 성능이 미달된 제품을 납품하고. 그리고 수많은 감사 수사 기관이 이걸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모든 비리의 모든 요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가 관심을 갖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군 내부 비리를 내부에서 고발했던 김영수 전 소령, 지금은 국방권익연구소 소장으로 계시는 김영수 소장과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소장님, 대북 확성기 말고 이 부분도 좀 수상하다 보고 계신 곳이 또 있습니까?

◆ 김영수>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서 600억이면 만들 수 있는 장비를 '우리나라에서 만들 능력이 없다 그러니 해외에서 사와야 한다. 그걸 1200억에 사와야 된다.'

◇ 김현정> 어떤 장비요?

◆ 김영수> 특수침투 장비입니다.

◇ 김현정> 특수침투 장비. 육군에?

◆ 김영수> 해군 장비입니다.

◇ 김현정> 600억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할 수 있는 것을 해외에 1200억 주고... 가지고 왔어요?

김영수 전 해군 소령, 현 국방권익연구소 소장
◆ 김영수> 가지고 오려고 작업을 했던 거고요. 이것도 기획이 다 들어간 거예요, 작전이.

◇ 김현정> 작전이 들어간.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먹는 겁니까?

◆ 김영수> 보통 한 600억 먹습니다.

◇ 김현정> 그럼 얼마 정도가 그 작전에 연루가 되는 거예요, 이런 큰 작전을 하려면.

◆ 김영수> 그러면 최초에 소요 부대부터 국방, 합참, 방사청까지 다 연결이 되고. 현역, 예비역이 연결이 돼야만이 이 그림을 그릴 수가 있어요.

◇ 김현정> 또 있습니까, 또 지켜보고 계시는 것?

◆ 김영수> 몇 건이 있고요. 그리고 분야별로 작전 세력들이 다 따로 있습니다. 피복, 정보통신, 건설공사, 무기 체계 각각의 분야들로 이 독특한 작전의 방법이 있습니다.

◇ 김현정> 다 분야별로 방법도 달라요, 사람도 다르고?


◆ 김영수> 사람도 다르고 방법도 다르고 절차도 다르고. 그리고 사전에 감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거든요. 이번 대북 확성기 같은 경우에도 제가 문제제기를 계속했고 이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비리였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영화 얘기를 잠깐 해야 할 텐데 영화 1급 기밀 군납비리 말고도 찍어놓고 영화의 시간상 어떻게 여러 가지 이유로 담지 못한 추악한 얘기들이 많다면서요.

◆ 김영수> 실제로는 1급 기밀에게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은 강도가 세죠.

◇ 김현정> 영화보다 더 세요, 현실이?

◆ 김영수> 그런데 우리가 영화 기획을 이명박 정권 때 했거든요. 그다음에 촬영을 박근혜 정권 때 했고.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 강도를 낮췄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요?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그 수위를 낮춘 것들이에요?

◆ 김영수> 영화에서 보면 주범으로 천 장군이라는 인물이 나오죠. 준장이죠, 별 1개. 이 사람이 실체인 것처럼 나오는데요. 그 사람은 행동대장밖에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럼?

◆ 김영수> 그 뒤에 별 몇 개... 이런 그리고 정치인. 그리고 얽혀 있는 그런 부분은 차마 표현하지 못 했습니다. 저희들이 스스로 두려웠습니다.

◇ 김현정> 영화보다 현실이 더 추악하다 이런 말씀.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는데 지금 개봉관이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못 보시고 내려갈까 봐 걱정이네요.

◆ 김영수> 우리 홍기선 감독님의 7년 동안의 노력이고,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감독님의 생명이거든요.

◇ 김현정> 감독님이 돌아가셨어요.

◆ 김영수> 촬영 끝나고요. 현실은 더 무섭다는 게... 스크린이 곧 내려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좀 안타깝고. 현실적인 한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1급 기밀은 제작됐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 김현정>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방해가 심했다면서요. 지난 두 정부 시절에 투자가 안됐다고...

◆ 김영수> 어려웠어요. 개봉이 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보시고 또 이 군납비리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이번에 밝혀진 대북 확성기 사건도 뿌리까지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노력 좀 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 김영수>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대북 확성기 문제를 2년 전부터 제기하셨던 분이죠. 영화 "1급 기밀"의 모티브가 되신 분이기도 합니다. 국방권익연구소 김영수 소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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