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통해 언론과 각 세우는 홍준표…결말은?

洪, 오보 관련 MBN에 언론중재위 대신 취재거부로 맞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2일 MBN 오보와 관련 취재거부를 거론하며 연일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홍 대표는 류여해 전 최고위원의 발언을 인용한 MBN의 성희롱 보도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가짜뉴스'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맹공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MBN에서 보도한 기사 내용 중 '수년 간'이라는 용어가 잘못 보도된 데 대해 홍 대표가 언론중재위원회 등 공식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두고도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언론사의 오보에 일반적인 항의 절차를 건너뛰고, 갑자기 취재거부와 당사출입금지 조치 등을 취한 것은 일종의 '언론 길들이기'로 인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MBN의 보도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 6건의 관련 입장을 밝혔다. 2일 3건, 3일 2건, 4일 1건 등이다.

(사진=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캡처)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명예훼손·민사소송이 완결될 때까지 MBN과 누가 정당한지를 가려 보겠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어 "(진주의료원 폐업)당시 청와대와 국회, 심지어 내가 속했던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조차 나를 비난하고 검찰에 고발까지 했어도 나는 묵묵히 참고 옳고 바름을 추구했다"며 "이번 MBN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언론 환경을  묵과하고 비겁하게 몸을 사리면 대선 때의 악몽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며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진위를 가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반발이 과거 홍 대표의 언론관과 그 동안 발언에 비춰 볼 때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홍 대표는 집권하면 모 언론사를 없애버리겠다고 발언했다가 연말에 자신의 발언을 사과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지난해 5월 3일 부산 집중유세에서 "내가 집권하면 'SBS 8시 뉴스'를 없애 버리겠다"며 "SBS 보도를 보면 세월호를 대선에 맞춰서 딱 인양을 했다고 하는데, 세월호를 이용해 대선을 치르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홍 대표는 지난해 말 SBS 프로그램에 출연의 자신의 당시 발언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홍 대표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자리에서 앵커의 질문에 "제가 그때 SBS 8시 뉴스 없애버리겠다고 그랬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앵커가 재차 당시 발언을 상기시키자 홍 대표는 "내가 그런 일이 있어요? 그러면 그 당시 8뉴스가 불공평 했던 모양이죠"라며 "그때 그 말을 했다면 좀 과한 말을 했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마지못해 사과를 했다.

이외에도 빈번하게 거짓말에 이은 해명으로 논란이 된 홍 대표가 언론사의 오보에 '진실'을 운운할 자격이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홍 대표는 지난달 2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는 문 대통령처럼 답변을 써주는 프롬프터도 없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이 물으면 실시간으로 프롬프터에 (답변이) 올라오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즉각 "(해당 프롬프터는) 어느 매체의 어떤 기자가 무슨 질문을 한 건지 (워딩을) 쳐드린 것"이라며 "참모의 답변을 대통령이 읽은 게 아니다. 팩트를 전해달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27일 밀양화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홍 대표는 "내 기억으로는 4년 4개월 경남지사로 재임 기간 동안 화재로 인한 인명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지만 이 또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홍 대표가 경남지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경남지역 화재 사망자는 97명에 달했다.

홍 대표는 밀양화재 소방점검 관련 전직 경남지사였던 자신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자 "그럼 세월호 사건 당시 전남지사를 했던 이낙연에게 책임을 물었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리실은 "당시 이 지사가 취임해 업무를 시작한 것은 2014년 7월 1일부터"라고 반박했다.

홍 대표의 연이은 실언이 국민들에게 단순 실언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팩트가 아니라며 출입을 금지하고 민사소송까지 내는 것은 원내 제1 야당 대표답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론 속보 경쟁, 클릭수 경쟁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들을 글자와 제목만 바꿔 게재하는 이른바 어뷰징기사가 문제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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