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사장은 3일 YTN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저에 대한 일부 노조원들의 공격은 이미 도를 넘어선 지 오래"라며 "그럼에도 사장으로서 끝없이 참고 참으며 대화하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라는 신념과 희망을 갖고 온갖 수모를 견뎌왔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 2일 퇴근하기 위해 사장실을 나왔을 때 YTN지부 노조원들과 4시간 가까이 대치했던 상황을 두고 "집단의 힘으로 사장인 저를 가둬두고 폭언, 욕설, 조롱 등 언어 테러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노조는) '당장 사퇴하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겠다'고 저를 겁박하다가 5일 오전까지 사퇴하거나 노조와 싸우겠다는 뜻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계속 가둬두겠다고 협박했다"며 "7일까지 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하고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7일까지 제가 사퇴를 포함한 거취 표명을 할 것이라는 내용의 오보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는 집단적 폭력에 어떤 경우에든 무릎 꿇지 않겠다. 사퇴는 없다. 제게 주어진 권한은 건강하게 행사하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YTN지부가 집에 찾아오겠다고 예고했다면서 "아무리 사적 생활 공간까지 침범하면서 저에게 '항복'을 받아내겠다고 해도 저의 굳은 결심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한 "지금 YTN에서는 법치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불법 무도한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입장이 다르고, 노조가 원하는 사람이 사장 또는 보도국장이 되지 못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가. 이렇게 하고도 어떻게 민주주의를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6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을 언급하며 "보도국장 후보의 지명을 포함한 모든 현안을 놓고 대화할 것을 노조에 거듭 제안한다. 방송 정상화가 시급한 만큼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최 사장은 "파업으로 일손이 태부족인 상태인데도 방송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임직원 여러분에게 미안함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저도 각별한 각오로 회사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YTN지부는 2일 오후 퇴근하려던 최 사장을 둘러싸고 항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날 MBC '뉴스투데이'에서 언제든 대화를 하자고 해 놓고 정작 노조와 마주칠 때면 묵묵부답인 태도를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정복을 입은 경찰이 회사에 들어온 것에 대해서도 강력히 문제제기를 했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여러분들 어떤 의견인지 잘 들었으니 본인이 고심한 후에 결정하고 싶다고 했다"며 "본인이 (그 상황을) '듣는 자리'라고까지 했는데 빠져나가자마자 '집단 린치'라고 하는 건 (최 사장의) 부적격을 보여주는 또 한 장면"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8. 2. 3. YTN 갈등 심화… "대화 없이 노조 조롱"vs"집단 린치")
한편, YTN지부는 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 로비에서 파업 5일차 집회를 연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의 미니 강연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