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동해안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와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일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 있는 포항공항 활주로. 흰색 바탕에 파랑색과 빨강색, 회색으로 멋을 낸 소형 비행기가 서 있다. 동체에는 'AIR POHANG'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오는 7일부터 본격적인 운항에 들어가는 에어포항 1호기다.
에어포항은 포항시가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항공사로 지난해 2월 설립됐다. 그동안 국토교통부에 소형항공운송사업등록을 했고, 승무원 선발과 시험비행 등을 거쳐 2일에는 항공기 운항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운항증명(AOC)을 받았다.
3일에는 포항공항에서 취항 기념식을 갖고, 오는 7일 첫 손님을 받을 계획이다. 포항-김포, 포항-제주 노선을 하루 2차례 왕복운항 한다.
에어포항이 도입한 항공기는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CRJ-200' 기종이다. 제트항공기로 전장 26.77m, 높이 6.22m, 너비 21.21m에 50명이 탈 수 있다. 최고속도는 835㎞, 항속거리는 3천45㎞다.
CRJ-200은 현재 전 세계 약 60여개 항공사에서 1천여대가 운항중인 안전성을 인정받은 항공기다. 세계적인 부호들이 자가용 비행기로도 많이 사용하는 기종으로 알려져 있다.
시승행사를 위해 비행기에 탑승해 좌석에 앉아보니 편안하다. 비행기가 작아 좌석 사이가 좁을 거라는 편견을 깨고 178cm인 기자도 무릎공간은 충분했다. 좌석의 등받이 각도도 조절이 가능하다.
이륙을 위해 엔진에 힘이 가해지자 제트기 특유의 소음이 들려온다. 중·대형여객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륙과정에서의 편안함과 부드러움은 비교를 허락하지 않았다. 얼마 전 탔던 국제선 비행기가 시외버스라면 에어포항 1호기는 승용차 같았다.
가볍게 활주로를 날아오른 지 1분도 안 됐는데 구름이 발밑에 있다. 멀리서는 포스코와 포항도심이 한 눈에 보인다.
에어포항의 장점 중 하나는 다른 여객기에 비해 비교적 낮은 6천m 고도로 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포항은 물론, 울산 태화강과 공업지대, 부산 해운대와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연달아 볼 수 있다. 제주도까지 바깥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승무원들이 나눠주는 물을 마시고 옆 사람과 잠시 대화를 나누는 사이 제주도 한라산이 창밖으로 보인다. 착륙과정에서 제주의 강한 바람으로 기체가 잠시 흔들렸지만 불안감은 느낄 수 없었다.
포항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걸린 시간은 50여분. 에어포항으로 포항과 경주, 영천 등 경북동해안지역의 교통접근성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에어포항 이형수 관광마케팅 본부장은 "CRJ-200 기종의 안전성은 세계적으로 이미 검증이 끝났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가장 안전한 여객기 중 하나로 꼽힌다"며 "에어포항의 모든 임직원들이 승객들을 편안히 모시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가까운 중국, 일본 노선을 추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포항 취항으로 경북동해안 주민들의 편의성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로 가기 위해 대구나 부산공항을 이용할 경우 고속도로 이용료와 기름 값, 비싼 주차료는 물론, 이동시간도 상당히 걸렸다.
에어포항의 운항 시간표는 포항공항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포항-제주 노선의 경우 포항출발 시간이 8시 20분(일요일 오전 9시)과 오후 5시, 제주출발 시간은 오전 10시 20분(일요일 오전 11시 10분)과 오후 7시 20분이다.
아침 일찍 포항을 출발해 저녁에 다시 돌아오는 하루 여행도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포항-김포 노선도 마찬가지다.
요금도 포항-제주 노선은 주중 6만5천원, 주말 7만5천원, 성수기 8만5천원이고, 포항-김포는 주중 5만5천원, 주말 6만5천원, 성수기 7만5천원으로 합리적이다. 상황에 따라 시간대별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서울로 갈 경우 KTX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에어포항 취항으로 경북동해안의 하늘길이 넓어짐에 따라 포항시민은 물론 경주, 영천, 영덕, 울진 주민들의 교통 접근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포항은 각종 고속도로와 바닷길에 이어 하늘길까지 연계한 교통의 요지로 앞으로 환동해권 중심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