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측의 제작부서 배제 조치로 통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다가, 파업에서 승리해 다시 드라마국에 와 오랜만에 연출하게 됐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구나 그 주인공이 파업의 불씨를 일으킨 인물이라면.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내에서 '내 자리'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 보겠다며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친 김민식 PD가 7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논스톱' 시리즈로 예능PD로서 연출을 시작한 김 PD는 이후 드라마PD로 방향을 바꾸어 '내조의 여왕', '글로리아', '여왕의 꽃' 등을 만들었다. 메인 연출은 '글로리아'(2011) 이후 7년 만이다.
김 PD의 신작은 소재원 작가가 쓴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별이 떠났다'다. 현재 방송 중인 '돈꽃'의 후속작 '데릴남편 오작두'의 뒤를 이어 편성돼 오는 5월 중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별이 떠났다'는 아이를 지우자는 남자친구와 달리 남자친구 엄마를 찾아 아이를 낳을 때까지 머무르겠다고 하는 여성과, 바람난 남편과 별거하고 혼자 사는 남자친구의 엄마와 같이 사는 '기묘한 동거기'를 다뤘다. 총 20부작으로 현재 배우 채시라의 캐스팅이 확정됐다.
이번 작품은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강했던 전작과 달리 조금 무게감 있는 소재를 다뤘다. 이에 김 PD는 "괴로움을 극복하는 두 여성을 통해 인간의 성장을 그릴 예정"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김 PD는 1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고 배우가 더 돋보여야 하는, '협업'인데 제 복귀작인 게 자꾸 화제가 돼 솔직히 민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싸우다가 이름이 알려지게 된 거지 드라마 연출로는 평범한 PD인데 다들 기대하시는 것 같다. 그래도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PD는 지난달 드라마국에 복귀했다. 김 PD는 "본부장님 찾아뵙고 인사드렸더니 드라마 라인업이 급하니 가장 빠른 드라마를 했으면 좋겠다며 5월에 방송되는 주말연속극을 하자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별이 떠났다' 원작을 읽었다. (투입됐을 당시에는) 대본이 4부까지 나와 있었는데, 워낙 원작을 재밌게 봤고 대본도 재미있어서 한번 해 보겠다고 했다. 너무 오래 쉬어서 빨리 일하고 싶었던 욕심이 컸다"고 밝혔다.
김 PD의 드라마 복귀 소식은 MBC 아나운서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아나운서 공화국'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첫 회 게스트로 나온 그가 '이곳에 들어오면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아나운서 공화국의 규칙에 따라 근황을 이야기하다 나온 것이다.
김 PD는 "제가 드라마 연출하는 게 MBC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보시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또 너무 기대했다가 막상 봤더니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조금 급하게 들어가는 것이다 보니 걱정이 많지만, 좋은 작가님을 만났고 앞으로 좋은 배우들을 만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PD가 연출을 맡은 MBC 주말특별기획 '이별이 떠났다'는 오는 5월 중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