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전 대표이사가 결국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장석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궁종환 부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장석 대표는 2008년 재미교포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에게 20억원을 투자받은 뒤 약속한 서울 히어로즈 지분 40%를 넘기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0년 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야구장 내 매점 임대보증금 반환 등 명목으로 장부를 조작해 회삿돈 20억8100만원을 빼돌리고 지인에게 룸살롱 인수비용으로 회삿돈 2억원을 빌려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저지른 죄질이 매우 불량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도 법정 구속된 이장석 대표에게 징계를 내렸다.
KBO는 이날 이장석 대표를 규약 제152조 제5항에 의거해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직무정지 했다고 발표했다.
KBO 규약 제152조 제5항에 따르면 KBO 총재는 제148조 [부정행위] 각 호 또는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각 호의 사실을 인지한 경우 또는 그에 관한 신고·확인 과정에서 해당직무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당 자에 대하여 제재가 결정될 때까지 참가활동(직무)을 정지할 수 있다.
정운찬 KBO 총재는 "리그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KBO의 회원사인 서울 히어로즈의 실질적 구단주 이장석 대표의 문제로 이번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 프로야구 팬과 국민 모두에게 죄송하며 향후 사태를 면밀히 지켜보고 상벌위를 통해 추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장석 대표는 사실상 야구단 업무에서 밀려나게 되면서 넥센 히어로즈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이장석 대표는 지난해 1월 법정 분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KBO가 그를 '실질적 구단주'라고 표현한 것처럼 구단 운영 업무에서 여전히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와 넥센 구단과 계약을 한 것도 이장석 대표의 작품이었다. 히어로즈는 실질적인 수장을 잃었다.
지난달 지분 분쟁에서 패소한 이장석 대표는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법정 판결에 따라 그가 소유한 67.26%의 지분 가운데 40%를 홍 회장에게 내주면 대주주가 바뀌게 되고 구단 매각설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