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돌렸다"…대학원생·회사원들도 '미투' 동참

서지현 검사 폭로 이후 '미투' 빗발…손글씨·꽃바구니로 응원하기도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검찰 내 성희롱 고발 이후, SNS를 타고 한국판 '미투'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이 직장·학교 등에서 당한 성희롱을 SNS를 통해 폭로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있는 것.

서울의 한 명문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A씨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교수 및 강사에게 오랫동안 성추행 당해왔음을 폭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2천 명이 넘게 '화나요'·'슬퍼요' 등을 눌렀고, 수백 회 공유됐다.

A씨는 자신의 지도교수와 교수의 지인 두 사람이 차례로 자신에게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지도교수의 지인인 대학강사가 먼저 "단둘이 만나고싶다. 열렬한 관계가 되자"는 발언을 했다. 단순한 발언에서 그치지 않고 손을 잡는 등 신체접촉도 지속됐다.

참다 못한 A씨가 지도교수에게 이를 알렸으나 교수는"별 뜻 없이 순수하게 좋아해 그런건데 나이 든 여자가 오해가 크다"고 일축하며 학교 측에 이를 알리지 말 것을 압박했다.

뿐만 아니라 지도교수 역시 개인 사정상 휴학하게 된 A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 자신과의 만남을 종용했다. "목소리를 듣고싶다", "학교에 놀러라도 못 오냐", "오빠라고 생각하라"는 등의 추행도 계속됐다.


A씨는 자녀가 있었고, 지도교수 역시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오히려 "논문 생각하면 나에게 이러면 되겠냐"며 위협에 가까운 언사로 서운함을 표현했다.

A씨는 글의 말미에서 "빛을 보고싶습니다. 이미 오래 어두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글을 처음 쓸때만 해도 저는 자퇴할 결심이었다. 마음을 돌리게 된 것은 '언니, 저희는요' 하는 다른 여자분의 말씀 덕분"이라고 밝히며 해시태그 #MeToo를 붙였다.

트위터 이용자 B 씨도 #MeToo 해시태그를 붙이며 자신이 겪었던 직장 내 성추행에 대해 고발했다.

"선배의 손이 내 허리를 감거나 허벅지를 만질 때, 항의하는 대신 화장실 간다고 나왔고, 다음 날 선배한테 아무렇지 않게 인사해야 했다. 그냥 그렇게 지나간 하루였다."

B씨는 "환각 같았다는 그 심정을 잘 안다"며 "나도 그 상황이 현실같지 않아 일어서는데 시간이 걸렸다. 내가 종일 가장 믿고 의지하는 동료들이 '실수'를 하거나 다른사람의 실수를 '이해'해준다. 그게 입을 막는다. 너무 어려운 일을 한 서지현 검사에게 감사하고 끝까지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글씨·꽃바구니 등으로 지지를 표하며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MeToo,'피해자가 더 당당해지는 사회',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등의 손글씨를 사진으로 담아 업로드 하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방식이다.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는 누리꾼들이 사비를 모아 서지현 검사가 근무하는 통영지청으로 꽃바구니를 보냈다. (사진=트위터 캡처)
일부 누리꾼들은 사비를 모아 서지현 검사의 근무지인 통영지청으로 '응원합니다', '#MeToo' 카드가 꽂힌 꽃바구니를 배달하기도 했다.

유명인들의 '미투' 운동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변호사였을때도 못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 그러나 #MeToo, 그리고 #WithYou" 라고 쓰며 '미투' 운동에 참여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서지현 검사의 용기에 존경과 지지와 응원을 드린다. 모든 #metoo 동참자들을 응원한다"고 지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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