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에 국정원 예산 55억 투입…檢, 원세훈 추가기소

검찰, 박승춘 국발협 초대 회장도 불구속 기소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박종민기자)
MB정부 당시 단체를 만들어 편향된 내용의 강연을 여는 등 불법 정치 관여를 한 혐의로 원세훈(67) 전 국정원장이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31일 국정원법 위반(정치관여) 등 혐의로 원 전 원장을 비롯해, 박승춘(71) 전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 초대 회장과 2대 회장 이모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2월 국발협을 설립한 뒤 약 3년간 국발협 명의로 당시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에 반대하는 내용의 책자를 발간하고 강연을 여는 등, 불법 정치 관여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원 전 원장은 이 같은 국발협 운영에 국정원 예산 55억여 원을 지급함으로써 국고를 목적 외로 사용한 혐의로 또다시 기소됐다.

순수 민간단체로 알려졌던 국발협이 사실상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예산으로 만들어진 사실상 국정원 외곽(민간) 단체였던 셈이다.

원 전 원장은 현재 '민간인 댓글부대'로 불리는 국정원 외곽팀 운영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협력해 야권과 진보 세력을 종북세력으로 잡아 비판하는 등 편향된 내용의 안보교육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박승춘 전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국정원 여론조작 공모 혐의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박 전 처장은 합참 정보참모본부장, 한나라당 국제위 부위원장을 거쳐 이명박정권 때부터 무려 6년 3개월간 재임한 역대 최장수 보훈처장이다. 그는 재임 중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식 제창 불허를 고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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