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은 현재 홍 대표 비서실장이자 비례대표 의원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대선이 끝나고 홍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도 지도부와 빈번하게 마찰을 빚어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협위원장을 당무감사로 정리했으면 새로운 사람을 선정하는 과정은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며 "강 의원이 대구로 가는 문제를 놓고 홍 대표와 언쟁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홍 대표는 '강북 지역'에 출마하라며 최고위원직을 박탈하겠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강 의원의 대구 당협위원장 인선은 원칙과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홍 대표에게 지적했다"며 "(1차 인선에서) 김순례, 신보라(이상 비례대표) 의원을 배제했는데, 같은 비례대표인 강 의원만 특혜를 주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가 그 사람들(김순례, 신보라 의원)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아서 그리 했다고 해서, 내가 강 의원도 대구 지역에 살지 않는 건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홍 대표와 김 최고위원이 심각하게 충돌하며 언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홍 대표가 김 위원을 향해 험지로 불리는 '서울 강북' 지역구에 출마하라고 권유하자, 김 위원은 당에서 원한다면 강북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홍 대표가 화를 내면서 '그렇게 하면 (최고위원 직을) 자르는(해임하는) 수가 있다'고 했다"며 "나는 당신이 무슨 자격과 이유로 자르겠다고 하느냐고 받아쳤다"고 설명했다. 또 홍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페북에 '충치'니 '날파리'니 이야기할 때도 참았는데, (홍 대표에게)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 신청을 두고 "당 대표라면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솔선수범을 보이며 낙동강 전선 사수작전이 아니라 인천상륙작전을 도모해 전세 반전을 도모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었다.
또 홍 대표의 대구 입성이 확정된 지난 19일에는 입장문을 통해 "엄동설한에 당원들은 모두 추위에 떨고 있는데 당 대표가 가장 따뜻한 아랫목을 염치도 없이 덥석 차지해 버린 꼴"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전국 24개 지역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을 추가 인선했다. 한국당은 총 74개 공모 지역 중 지난 19일 1차 발표에서 45개 지역을 선정했다. 이날 2차 발표로 인해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지역은 5곳이다.
이날 발표에서 바른정당 복당파인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과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구갑)은 여전히 당협위원장에 복귀하지 못했다. 한국당은 현역 의원에 우선권을 주고 있지만 최고위 의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 후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경기 지역 10개와 서울 4개, 인천·전북·경남 각각 2개, 대구·세종·경북·제주 각각 1개 등 총 24개 지역 당협위원장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갑 지역은 전옥현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영등포구갑은 앵커 출신인 홍지만 전 의원 등이 선정됐다. 아울러 지방선거 공천 룰과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다음달 2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 상정될 당헌당규 개정안에는 여성 및 청년 정치신인에게 경선 시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 경선에 참여하는 여성과 청년 후보에 대해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20%를 가산점으로 부여한다. 여성이면서 청년 후보로 중복사유에 해당할 경우 최대 30%의 가산점이 주어진다. 또 선거에 앞서 경선 지역 내 책임당원 전원에게 투표권을 주기로 했다. 국민 여론조사와 책임당원 투표결과 반영 비율은 7:3에서 5:5로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