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양희경, 임채원, 박형준, 윤순홍 등 티비 드라마에서 여러 차례 본 익숙한 얼굴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모두 MBC 공채 탤런트들. 탤런트들은 'MBC탤런트 극단'을 만들고 오는 2월 1일부터 공연을 시작한다.
방송 연기자로 활동하던 이들이 대학로에 온 이유는 드라마 제작 환경이 달라지면서 설 자리를 잃고, 이런 중에 선후배 교류도 줄어든 탓이다.
극회장인 배우 윤철형(57)은 "연기의 본질을 찾고 싶었다"며 "몇 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채 탤런트가 된 후배들이 연기의 본질을 잊고, 다른 것을 하는 게 안타까웠다"고 이야기했다.
방송 연기자가 무대 연기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뿐만 아니라 뮤지컬, 연극을 두루 섭렵한 배우 양희경(63)의 도움이 컸다.
양희경은 "티비, 영화, 연극 연기가 다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극 연기를 안 해본 후배들에게 어떻게 무대 연기를 전해줄 것인가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어 "후배들과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데 가장 신경을 썼고, 선배들과 합심해 '아야어여'부터 가르치기도 했다"며 "하면서 후배들의 연기가 성장하는 게 보여, 힘들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선배 탤런트들은 오랜만에 서는 대학로 무대에 대해 "고향에 온 기분이라"며 설렜다. 배우 윤순홍(61)은 "연기 입문 40년째다. 대학로에서 공연 많이 했었는데 고향에 돌아온, 어머님의 품 안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면서 "개런티 등 약속된 것은 없지만, 예전 대학로 바닥에서 포스터 들고 풀칠하는 순수한 심정으로 참여했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소품과 무대를 만드는 작업을 빼고는 극단 소속 탤런트들이 홍보와 관객 안내 등을 맡아 진행 중이다.
배우 윤철형은 "일단 3월 25일까지 예정한 공연을 진행한 뒤 2차 혹은 앙코르 공연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차기작에 대하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제 MBC탤런트 극단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활동하게 될 것이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우 장보규는 "대학로에 연극팬들 많이 떠났다. 좋은 작품이나 배우들이 도태되거나 이상해지기도 해서"라며 "우리는 다른 거 없다. 좋은 연극을 만들어서 떠나간 연극팬들을 돌아오게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연극 '쥐덫'은 영국의 세계적인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이다.
1952년 11월 25일 런던 앰배서더 극장에서 초연한 뒤 세인트마틴 극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 중인 스테디셀러이다.
공연 역사상 최장기 공연 기록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영국의 자존심과도 동일시 되고 있다. 공연은 2월 1일부터 3월 25일까지.
연출은 전 MBC PD이자 현재 MBC탤런트 극단 대표인 정세호가 맡았다. 각색은 드라마 '올인', '구암 허준', '옥중화', '종합병원', '빛과 그림자', '아이리스', '주몽'을 쓴 작가 최완규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