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사고, 밀양화재=정권 탓…한국당 '이중잣대'

여야 바뀌자 홍준표 대표, 발언도 오락가락…무리한 정치공세 지적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7일 밀양합동분향소를 방문해 분향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사진=울산CBS 이상록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대 대표가 세월호 참사와 밀양화재 참사를 놓고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면서 도마위에 올랐다.

홍 대표는 지난 2014년 4월 300여명의 승객들이 사망한 세월호 사건을 줄곧 '해난사고'라고 주장해온 반면, 밀양화재는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돌리면서 이중적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생명을 앗아간 인명 사고에 대해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판단한다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4월 16일 "저는 세월호 사건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해난사고'라고 했다"며 "해난사고. 더이상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초동 대응실패 등으로 수백명의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세월호에 대해선 명확하게 '해난 사고'라고 주장하면서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셈이다.

하지만 밀양화재 참사에 대해선 강하게 정권 책임론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지난 27일 밀양화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정부는 정치보복을 하느라 바빠서 예방행정을 할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며 "민생은 뒷전이고 정치보복에만 혈안이 돼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홍 대표는 세월호 사고를 여전히 '해난사고'라 칭했다. 그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해난사고(세월호 사고)를 정치에 이용해서 집권한 세력들이 100여명에 이르는 억울한 죽음이 있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후안무치한 정권으로 큰소리 뻥뻥 치는 뻔뻔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의 주장과 달리 세월호 사건의 경우, 사고 발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미숙한 후속 대책과 사건 은폐 의혹 등이 논란이 됐다. 당시 세월호 사고 직후 출동한 해경 123정이 세월호 내 승객들에게 외부로 나오라고 소리만 쳤어도 전원 구조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해경 123정의 구조는 매우 소극적이었고 구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골든타임에 세월호 사진을 찍어 전송하는 등 시간을 허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해경과 청와대 관계자 간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청와대는 골든타임에 해경본부에 세월호 사고 관련 각종 정보를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지난해 말 제천화재 참사 당시에서도 '세월호'를 언급해 유족인 김영오 씨가 홍 대표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제천참사 직후인 지난해 12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를 이용해 정권을 잡은 세력들이 세월호보다 더 잘못 대응해 사상자를 키운 제천 참사를 어떻게 책임지고 수습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세월호 희생자 유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 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의 불행을 이용해 기회를 잡으려 하지 말라"며 "홍준표 씨, 당신들이 세월호 특조위 조사를 방해하고 진실을 은폐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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