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참사] "뭉쳐서 대응하자"…유족, 대책위 구성 움직임

창구 일원화 필요 느껴…일부 유족, 연락처·명단 확보 나서

27일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밀양문화체육회관에서 유족이 쓰러진 채 오열하고 있다. (사진=강종민 기자)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유족들이 정부와의 대화 창구 일원화를 위해 대책위 마련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7일 유족 등에 따르면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모인 약 15명의 유가족은 현재 대책위 구성을 논의 중이다.

지금까지 유족들은 각기 다른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린 탓에 별다른 소통을 하지 못했다.

유족 명단과 연락처를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일화된 창구도 마련할 수 없었다.

더구나 분향소가 설치되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접하는 등 행정당국과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많은 유족들이 대책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유족 문모(52·여)씨는 "대책위 구성을 위해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고, 지금까지 아무도 연락되지 않아 답답했다"며 "구심점이 없어 어려움이 있지만 대책위가 꾸려지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유족 손모(46)씨는 "밀양시에 대책위 구성과 관련해 지원을 요청했지만 행정당국은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대형참사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행정당국의 지원이 있어야 유족들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족 간의 정보 교류와 소통을 위해 대책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일부 유족들은 밀양시에 명단을 요청하고, 연락처를 서로 공유하는 등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유족들 간에 교류가 활성화하면 부족한 장례시설과 보상 문제 등을 적극 논의할 방침이다.

유족 김모(61)씨는 "보상도 문제지만 장례를 빨리 치르고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대책위가 마련돼야 한다"며 "밀양시에 유족 명단 요청을 했는데 개인정보 문제 때문에 계속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참다못해 결국 유족 명단과 연락처 작성에 직접 나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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