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참사] "연기 속 침상에 손 묶여있던 중환자는 18명 이상"

환자 결박 '신체 보호대' 치명적 위협

27일 현장감식 중인 밀양 세종병원. (사진=김명지 기자)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때 중환자실 병동에 있던 환자 가운데 최소 18명 이상은 침상에 손이 묶여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밀양소방서 구조대장 박재형 소방위는 27일 오전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에서 "3층 중환자실에 있던 20여 명 가운데 서너 명을 제외한 최소 18명의 한쪽 손이 병상에 결박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모두 곧바로 구조는 했지만 연기가 많아서 의식이 있었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다"며 "침대 커버 등을 이용해 빨리 뛰어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권도 띠 같은 끈이나 로프 비슷한 부드러운 끈 등 다양한 종류였다"며 "끈을 푸는 데 최소 30초에서 1분 정도 걸렸다.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세종병원은 노인 환자들의 낙상이나 자해 등을 막기 위해 신체 일부를 침상에 묶는 이른바 신체보호대를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박 기구는 2014년 장성 노인요양병원 화재참사 이후 환자 대피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3월 병원에서 신체보호대를 사용하는 데 있어 명확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다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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