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유독가스에 의한 피해가 컸다는 뜻이다.
생존자들은 "병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복도로 나와 보니 시꺼먼 연기가 자욱했다"며 "냄새 때문에 숨을 좀처럼 쉴 수가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시꺼먼 연기는 병원 특성상 매트리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첫 발화 지점이 일반 병상보다 많은 매트리스가 깔려 있는 응급실이었다.
어느 화재 보다 더 많은 가스를 내뿜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독 가스가 많은 환경에서는 자세를 낮추고 가스 흡입을 지연 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병원 특성상 혼자의 힘으로 자세를 낮출 수 없는 환자들이 많았다. 게다가 이들 환자들은 기력이 없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사망자들의 평균 연령은 80.5세였다.
이와관련해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자세를 낮추고 입과 코를 헝겊으로 막은 뒤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자세를 낮출수록 흡입하는 연기의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희생자들은 높이 60㎝가 훌쩍 넘는 병원 침대 위에서 유독가스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부 침상에는 노인들의 팔이 침대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밀양소방서측은 환자들 특히 노인들이 침대에서 낙상 등을 막기 위해 신체보호대를 체결한 상태여서 구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에서는 특히 불이 번지지 않은 세종병원 2층에서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점도 안타까운 점이다.
목격자들은 중앙 계단을 타고 유독 가스가 삽시간에 2층을 삼켰다고 전했다.
이는 1층과 2층 사이의 방화문이 열려있었던 때문으로 보인다.
항시 닫혀있어야 했던 방화문이 열려있었던 것도 피해를 키운 또 하나의 원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