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직장에서 야간근무를 마친 우영민(25) 씨가 화재현장을 목격한 건 이날 오전 7시 40분쯤. 밀양소방서가 119 신고 전화를 받은 지 8분 만이다.
검은 연기가 올라오던 병원 근처로 다가가 보니 막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호스를 뽑고 물을 틀 준비를 하고 있었다. 1층 응급실 입구 안쪽에서 솟아오른 불길을 발견한 우 씨는 구조 작업에 동참했다.
당장 화재 현장에 직접적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2시간가량 빠져나온 환자들을 부축하고, 그들에게 이불과 담요를 덮어 체온유지를 도왔다.
우 씨는 현장에서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상황이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며 "한 할머니한테는 이불을 덮어드리고 핫팩을 넣어드렸는데 갑자기 할머니 손이 땅에 힘없이 떨어졌다"고 기억했다.
이어 "그때 이제 완전히 돌아가셨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장례식장으로 옮겼더니 가족들이 오셔서 눈을 뜨지 않는 할머니를 잡고 오열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병원 주변에 몰려든 시민 3~40명은 당국의 구조작업이 끝날 무렵까지 활동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떨고 있는 환자들에게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고 손난로 등 구호물품을 나눠줬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