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화순 펜션 질식사' 신천지 갈등이 부른 비극적 결말

지난해 10월 화순서 20대 대학생 '신천지 배도' 비관 자살하기도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만희 총회장, 이하 신천지)이 최근 부모와 말다툼 끝에 사망한 신천지 신도 구OO(25세, 여)씨를 ‘강제 개종 희생양’이라며 대규모 추모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로 인한 갈등 때문에 발생한 한 가정의 비극이 본질이라며, 유사 사건의 재발을 우려하고 있다. CBS가 논란이 일고 있는 구 씨 사망 사건을 심층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신천지 신도 A(22세, 남)씨가 신천지 문제로 비관 자살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편집자 주>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신천지 신도 1만 5천 명은 지난 21일 전남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신천지 신도 구OO씨가 강제개종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며, 강제개종교육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신천지는 오는 28일에도 서울과 대전, 전주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BS는 강제개종 논란이 일고 있는 신천지 신도 구 씨 사망 사건을 집중 취재했다.

구 씨는 지난 달 30일 전남 화순군 북면에 위치한 C 펜션에서 부모와 말다툼 끝에 실신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열흘 후에 사망했다. 많은 언론 매체들은 부모와 자식이 종교 문제로 파국을 맞은 사건을 대서특필했지만, 그 종교단체가 신천지란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현재 구씨의 부모가 범행을 시인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어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영춘 화순경찰서 수사과장은 26일 CBS와 인터뷰에서 “가족 여행 이튿날 대화를 하는 데 딸이 종교적 갈등으로 대화에 응하지 않자 심하게 다퉜던 것 같다”며, “딸이 소리치면서 저항하자 구씨 어머니가 조용히 하라고 입을 막아 실신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구 씨의 부모는 딸이 의식을 잃자 곧바로 119안전신고센터에 신고했고, 구급대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딸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사실도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다음 주 구 씨의 부모를 불러 보강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사진은 화순 펜션 질식사건으로 사망한 구OO(25세,여)씨와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A군이 소속된 광주 신천지 베드로지파 건물.

화순 펜션 질식사건을 수사중인 화순경찰서.

◇ 지난해 10월 13일 A군 유서, “내가 죽는 이유 신천지 배도 때문”..수사 결과는 ‘단순 자살’

그런데 취재과정에서 지난 해 10월 13일 신천지로 인한 가정불화로 20대 대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 사건 역시 공교롭게도 화순에서 발생했다.

1995년 생으로 광주 모 대학에 재학 중인 A군은 부모에게 남긴 유서에서 “나는 실수로 신천지에서 나가겠다고 했다”며, “내가 죽는 이유는 내가 배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남겼다.

그러면서 A군은 부모에게 “신천지에 가서 유언장을 보여주고 무조건 신천지에서 말씀을 배우고 싶다고 하라”고 당부했다.

A군의 유서는 지난해 10월 13일 집으로 배달됐고, A군은 그날 오전 집 인근 아파트에서 투신해 22년의 짧디짧은 생을 마감했다.

취재진은 25일 저녁 수소문 끝에 A군의 부모를 만났다. 금 쪽같이 키운 아들을 허망하게 잃은 A군의 부모는 아들을 가슴에 묻었다.

A군의 어머니는 “누구보다 착한 아이였고 보란 듯이 잘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버렸다. 모든 게 나 때문인 것 같다”며 자책했다.

A군의 아버지는 A군이 활동한 신천지 광주 베드로지파를 찾아갔지만, 그 어떤 사과나 위로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군 아버지는 “지파장의 면담을 요청했는데 자꾸 말을 돌리며 회피했다”면서 “나중에는 춥고 연로해서 못 만난다는 식으로 말을 돌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애 같은 불행한 일들이 다른 가정에서도 생길까봐 마음이 너무 아프고 화가 난다”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A군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을 납득할 수 없어 국민신문고에 신천지와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요청하는 민원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결과는 단순 자살로 결론이 났다.

최영춘 화순경찰서 수사과장은 “변사 사건을 처리하면서 A군 아버지께서 특정 종교와 연관이 있는지 수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수사 결과 A군이 특정종교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은 아니라고 통보해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A군의 주변 인물을 특정해서 수사를 해달라고 했으면 그 사람을 수사를 했겠지만, 그 인물이 특정이 되지 않아 특정 종교와의 관련 여부에 대해 단정 지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관내에서 특정 종교와 관련한 종교적인 갈등으로 사망 사건들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우리도 안타까운데 부모님들이 얼마나 안타깝겠느냐”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신천지의 강제개종 반대 집회.

◇ 이단 전문가들, “가족의 비극 원인 제공자는 신천지”

이단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들의 배후에는 공통적으로 신천지가 있다며, 신천지가 가정 파괴의 원인 제공자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임웅기 광주이단상담소장은 “이런 안타까운 사건들의 배후의 공통된 연결점이 신천지”라며, “우리 가족, 친척, 친구들도 이런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신천지의 반사회성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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