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최강한파가 몰아친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의 삼일공업고등학교 전자과 교실에는 방학임에도 학생홍보단 20여명이 모여 응원 구호와 플래카드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2018 호주오픈' 준결승전을 치를 삼일공고 출신 정현(22·세계랭킹 58위·한국체대) 선수의 후배들이다.
정현 선수는 2012년 삼일공고에 입학, 당시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이자 아버지인 정석진·53)씨로부터 본격적인 테니스 수업을 받고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2015년 2월 졸업(44회)했다.
삼일공고 정문에는 이미 '경축. 현아~ 호주오픈 우승 가즈아~~'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고, 학교 강당에서 300여명 재학생들과 90여명 교직원, 30여명 졸업생들이 펼칠 응원 준비도 한창이다.
염태영 수원시장, 더불어민주당 김영진(수원시병) 국회의원 등도 응원에 동참할 예정으로, 학교 강당에는 각종 응원 현수막과 함께 경기 관람을 위한 대형 빔프로젝트와 음향시설 등이 설치 중이다.
김 교장은 응원 현수막을 게시한 것에 대해 "어느 기자가 '정현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16강 상대인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와의 승부에서 승산이 없으니 미리 축하 현수막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왔다"며 "현이(정현 선수)를 오랫동안 봐 왔던 터라, 이번 대회에서는 '분명히 일을 낼 것'이라고 답을 했다. 예측대로 4강에 진출한 후에야 우승까지 가자는 저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소 4강이라고 예상했는데 목표 수정을 했다"며 "현이가 페더러를 이기고 당연히 결승 진출, 나아가 우승까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홍보단은 10대들의 유행어인 '그라샤(화이팅, 좋다의 의미)'와 '코와이네(무섭다, 두렵다의 의미)'를 활용해 정현 선수가 1점을 획득할 때 마다 '점수 그라샤~', 실점할 때 마다 '코와이네~'라는 응원구호를 만들었다.
최 군은 "정현 선수가 학교 선배라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며 "믿기진 않지만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 확실히 결승에 진출하고, 페더러를 꺾을 실력이라면 우승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정현 선배, 화이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