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북한 2인자 오나…"최룡해 방남 가능성, 준비 중"

여권 고위 관계자 "최룡해 방남 가능성 열어두고 있다"

윤용복 북한 체육성 부국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선발대가 25일 오전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입경하고 있다. 북측 선발대는 2박3일 일정으로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원지역 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돌아볼 예정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평창 동계올림픽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의 참가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의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북한 예술단의 공연 일정이 확정됐으며 북한 선발대가 25일 방남해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등이 사용할 숙소와 공연장 점검에 들어갔다. 남측 선발대는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시설 등을 살펴보고 이날 오후 귀환한다.

이렇게 남북이 숨가쁘게 교차방문을 이어가며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에 필요한 제반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주요 관심사 중의 하나인 북한 고위급 대표단 파견 문제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다.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북한 고위급 대표단 파견은 남북한 합의사항이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이에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아직은 이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입장을 받은 바는 없고,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도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어떤 인물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될지에 상당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가 내려온다면 남북관계 진전으로 가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해 정부는 북한의 2인자로 자리매김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의 경우 입국금지 대상은 아니어서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 유엔의 직접적인 대북 제재 대상에 오른 다른 인물들보다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아직은 누가 될지 모르지만 최룡해 부위원장이 내려올 가능성 열어놓고있다”며 “거기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룡해가 내려올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높은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김정은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신년사와 고위급회담, 북한 대표단 파견까지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을 보면 김정은에게 직보하고 전권을 위임받을 수 있는 인사가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최룡해가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최룡해가 내려온다면 뻔한 내용이 담겨있을 지라도 김정은의 친서를 포함한 구두 메시지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도 “최룡해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때 왔던 경험도 있고 권력 서열 2위라서 무게감과 중량감으로 볼 때 오면 가장 빛이 나는 인물이어서 1순위로 꼽힌다”고 말했다.

최룡해 부위원장이 방남할 경우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문재인 대통령와의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홍민 실장은 “최룡해가 방남할 경우 이번에는 공식 행사에 VIP로 참석한 것이어서 청와대 예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럴 경우 김정은의 의중이 담긴 친서나 메시지가 전달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방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백두혈통이 과도하게 노출되는 부담감이 클 것”이라며 “그럼에도 온다면 이방카와 같이 VIP석에 앉는 모습이 연출되는 선전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지위나 급에 상관없이 파견 자체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의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것은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우리도 북측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바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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