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형 정홍 "2주후 입대, 동생이 큰 선물 주네요"

- 가족 부둥켜 안고…꿈같은 4강 진출
- 일방적 상대 응원에도 주눅들지 않고
- 경기 끝날 때는 팬들 환호 쏟아져
- 4강 상대 페더러는 '형제의 어릴적 꿈'
- 경기스타일 잘 알아··좋은 경기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홍 (정현 선수 형, 테니스 선수)

세계가 놀랐습니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 테니스대회 4강 진출. 정현 선수 어제 4강에 진출한 직후에 기자회견장에서의 목소리 먼저 좀 들어보겠습니다.

[정현 / 기자회견 음성]
"운동 선수가 코트장에 들어선 순간 속마음을 들키면 안 된다고 배워서 그 상황이 긴장이 되더라도 긴장된 티를 내면 상대방한테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는 거기 때문에."

"친구들하고 매일 시합 끝나면 연락이 한 300개씩 와 있어 가지고 그거 답장하느라 좀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듣기만 해도 벅차네요. 정현에 대한 열광은 우리만 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호주 현장에서 전해지는 얘기로는 대회 초반만 해도 정현 선수에 대한 박수와 환호성이 상대 세계유명 선수에 비해서는 없었는데 조코비치를 누르고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답니다. 세계 언론들도 어마어마한 관심들을 보이고 있다는데요. 정현 선수의 가족, 그중에서도 같은 테니스 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형이 있습니다. 정신적으로 상당한 의지가 되고 있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정현 선수의 형, 정홍 씨 연결을 해 보죠. 정홍 선수 안녕하세요.

◆ 정홍>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합니다.

◆ 정홍>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가족들이 누구보다 마음 졸이면서 경기 보셨을 텐데, 경기 마치고 동생하고 가족들 모여서 무슨 얘기했어요?

◆ 정홍> 꿈에서나 있을 법한, 꿈에서나 생각했던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저희가 가족도 다 같이 모여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웃음)

정홍 선수의 가족들, 맨 왼쪽이 정현 선수의 형 정홍 씨 (사진=jtbc 중계 화면 캡처)
◇ 김현정> 꿈에서나 상상했던 그 순간이 진짜로 왔구나? (웃음) 가족들끼리 모여서 얘기하고 있을, 부둥켜 안고 얘기하고 있을 그 장면 상상하니까 제가 전율이 오르는데요. 옆에서 봐온 동생 정현 선수, 정현은 어떤 인물이에요?

◆ 정홍> 본인 스스로 몸 관리도 잘하고 자기관리도 잘하는 선수고요. 경기할 때나 이럴 때는 되게 침착하고 항상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항상 하는 것 같아서 정말 동생이지만 대단하고 믿음직스럽고 항상 그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이번 경기 치르면서도 같은 선수로서 볼 때 저건 진짜 좀 안쓰럽다 짠하다, 이런 순간들도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 정홍> 저도 동생 경기를 여기에 와서 처음 제대로 본 건데요. 톱 선수들, 알렉산더 지베르브 선수나 조코비치 선수랑 경기할 때에요. 처음에는 팬 분들이 환호를 보내는게 너무 상대 선수 쪽으로 해 주셔서 현이가 주눅 들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는데요. 경기 끝날 때쯤 되어서는 현이한테도 응원을 너무 많이 해 주셔가지고 그 압박적인 순간에도 잘 버티구 있구나 싶었어요.

◇ 김현정> 그런 압박감을 잘 버티면서 동생이 싸워줄 때, 그래서 결국 그 환호를 자기 쪽으로 바꿀 때 이때 참 장하다, 이런 말씀이세요. 정홍 선수.

◆ 정홍> 네.

◇ 김현정> 이제 4강에서 페더러 선수를 만납니다, 페더러 선수, 여러분 메이저 대회만 19번 우승한 현재 세계랭킹 2위입니다, 전설입니다. 정현 선수는 50대 50이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세요, 정홍 선수는?


◆ 정홍> 워낙 저희가 어릴 때부터 페더러 선수를 보면서 꿈을 키웠기 때문에, 경기를 어떻게 하는 스타일이고 이런 걸 많이 봤기 때문에요. 현이도 아마 잘 준비를 하고 들어가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페더러하고 정현 선수하고 나이 차이가 15살 정도 나거든요. 어렸을 적부터 페더러 선수의 경기 보면서 꿈을 키운 거예요, 나란히 두 형제가 앉아서?

◆ 정홍> 네. (웃음)

(사진=테니스 협회 제공)
◇ 김현정> 그랬던 선수인데 나도 저렇게 하고 싶어 했던 선수인데 지금 동생하고 붙는 거잖아요. 기분 묘하겠어요?

◆ 정홍> 신기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좀 들지 않을까. 저도 그런 감정 드는데 본인이 더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 것 같아요. 경기장에 들어가면.

◇ 김현정> 그렇죠. ‘신기하다’ 그 표현이 딱 맞네요. 신기하다. TV 속에 그 아이돌이. (웃음) 여러분, 정홍 선수가 우리 정현 선수 형, 정홍 선수가 이제 군대에 곧 갑니다. 언제 가요?

◆ 정홍> 다음 달 5일날 입대합니다.

◇ 김현정> 5일? 그러면 한 지금 열흘 남은 거예요?

◆ 정홍> 네. 처음이자 군대가기 전 마지막 해외여행으로 현이 응원하러 왔는데 좋은 선물 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동생이 형 선물 주려고 이렇게 잘하나보네요?

◆ 정홍>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좋죠, 저도. (웃음)

◇ 김현정> 그래요. (웃음) 군대 가기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호주까지 날아와서 함께하고 있는 형입니다. 4강전 앞두고 있는 동생한테 끝으로 잘해라, 힘이 되는 한마디 힘차게 주시죠.

◆ 정홍> '이제까지 경기 잘 해 왔고 몸은 힘들테지만 그래도 남은 경기 잘 준비해서 내일도 좋은 경기 보여주고,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응원 열심히 할 테니까 우리 둘 다 같이 파이팅하자. 파이팅.'

◇ 김현정> 옆에서 꼭 손 잡아주시고요. 응원 여기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홍>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군대도 잘 다녀오시고요.

◆ 정홍> 네. (웃음)

◇ 김현정> 고맙습니다. 호주 현지에서 정현 선수와 함께 있습니다. 지금 형, 정홍 선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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