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가상통화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1347만8천원으로 전일 대비 95만1천원이 떨어져 6.59% 하락했다. 지난 21일 오전 1600만원대와 비교하면 300만원 가량 떨어졌고,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화폐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가상화폐 폭락 현상은 본격화된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거래실명제에 이어 과세방안을 논의 중이라 밝히자 가상화폐 시장이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규제에 불만을 품은 투자자들은 원성을 쏟아냈다. 특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암살명단'을 만들자는 게시글까지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유시민 작가 등을 비난하며 '암살명단'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가상화폐 투기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 유 작가는 '가상화폐는 사회적 기능이 없어 없애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댓글엔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의 이름도 올랐다.
"7천만원대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한 투자자는 "부동산은 돈 없어서 못하고 주식은 개미들이 돈 벌 수 없는 공동묘지"라며 "그나마 돈 없는 흙수저들도 투자해볼 수 있는 코인판이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부는 그렇게라도 서민들이 돈 버는게 아니꼽나보다. 정말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이외에 비트코인 투자로 폭락을 경험했다고 밝힌 투자자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 투자할 땐 계속 올라가서 금액을 높였는데 최근에 30%가 폭락했다"면서 "그때부턴 계속 비트코인 어플만 보게되고 화가나서 그야말로 '멘붕'이 오더라"고 전했다.
또, 투자자 B씨는 "'그것이 알고싶다' 등 방송을 보고 뒤늦게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은 매우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있었다면 이같은 규제발표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평했다.
이와 관련해 경희대 한호현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상화폐로 손해를 보는 사람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가상화폐는 궁극적으로 누가 벌면 누가 잃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시장에 돈이 유입되지 않는 순간부터 가격상승이 어렵고 (가격이) 정체한다면 급한 사람부터 현금화하게 되는데 받아줄 사람도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화폐에 대한 신규생산이 중국에서 일어나는 한 국내 돈은 외부로 빠져나가고 시장은 결국 마이너스"라며 "전세계적으로 규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환경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올라온 가상화폐 규제 반대글은 목표치인 20만명을 넘어 청와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앞두고 있다.
이글의 청원자는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적 있느냐"며 시장규제로 투자자의 희망을 빼앗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