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여론조작 치떨려? 홍준표 페북에 대한 팩폭

갤럽 편향 왜곡됐다더니, 洪 페북 검증 결과 편향 왜곡 우수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여론 조사 기관인 갤럽을 연일 난타하고 있다.

홍 대표는 21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갤럽을 공개적으로 맹비난했다.

"나는 갤럽의 여론조사는 믿지 않는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치가 떨리는 여론조작", "괴벨스식 선전", "관제여론조사" 등의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급기야 "올 지방선거에서는 갤럽을 제외하고 14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할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지지자들에게 "왜곡되고 편향된 여론조사를 인용해서 쓰는 악의적 기사에도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홍 대표의 말처럼 갤럽의 여론조사는 정말 편향된 '관제여론조사'일까?

◇100억 규모의 정부 국정여론 조사, 사실상 갤럽이 전담한다?

그는 22일 오전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정부 시행 국정여론조사가 한 해에 백억 원 이상이고, 이 조사를 수주하게 되면 조사기관은 '가만히 앉아서도' 돈을 벌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정권의 국정여론 조사는 어느 한 여론조사 업체에서 전담하고 있고, 그 업체가 하는 다른 여론조사는 서비스 차원에서 관제여론조사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갤럽이라 칭하지는 않았지만 공개적으로 갤럽을 비난하는 입장을 거듭 밝힌 후 작성된 글인만큼 갤럽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갤럽 측에서는 이를 "사실관계가 전혀 다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국갤럽 측은 2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의뢰한 백억 규모의 조사는 맡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래픽=강인경 디자이너)


갤럽 여론조사는 여권에 후하고 편향된 '관제여론조사'다?

홍 대표는 다른 글에서는 "나는 지난 대선 이후 갤럽에서 발표하는 한국당 지지율에는 항상 2.5배를 곱해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갤럽이 발표하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여권에는 후하고 우리당에는 탄핵 이후로 어쩐지 이상하게 느껴진다"며 "그런 아류의 여론 조사를 전혀 믿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갤럽의 여론조사 과정과 결과가 정말 여권에 후하고 편향되었는지 따져보기 위해 1월 2주차 실시된 세 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봤다.

하지만 최근 여론 조사를 훑어보면 그런 흔적은 찾기가 어렵다.

1월 2주차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리얼미터와의 여론 조사를 비교해보자.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월 12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75.4%가 긍정평가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49.4%, 자유한국당 10.7%, 바른정당 5.1%, 국민의당 4.7%, 정의당 4.2%였다. 표본은 1,033명이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 응답률은 11.6%였다.

한국갤럽이 1월 9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서는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73%가 긍정평가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46%, 자유한국당 11%, 바른정당 6%, 국민의당 4%, 정의당 5%였다. 표본은 1,006명이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21%였다.


리얼미터가 CBS와 tbs의 의뢰로 8일~10일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서 71.6%가 긍정평가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52.8%, 자유한국당 16.5%, 바른정당 5.6%, 국민의당 5.0%, 정의당 4.8% 순이었다. 표본은 1,506명이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은 5.4%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갤럽이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이 처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리얼미터의 중간 정도였다.

정당별 지지도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갤럽 조사에서 가장 낮았다.

1월 3주차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도 한국갤럽은 67%, 리얼미터 66%로 엇비슷했다.

21일 페이스북에서도 홍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갤럽은 마지막 나의 지지율을 11%로 발표했다", "나는 언제나 갤럽 조사에서 2.5배를 곱해서 판단한다"고 썼다.

하지만 한국갤럽이 5월 9일 공개한 대선 직전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7%였다.

홍 대표의 말대로 여기에 2.5를 곱하면 42.5%다. 이 숫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시 득표율 41.1%를 넘는 것이다.

(사진=권희은 기자)


현재 여론조사는 응답률 5%25도 안 돼 믿을 수 없다?

홍 대표는 지난 19일 제주시 미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신년인사회에서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5%도 안 돼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95%의 국민들이 침묵을 하고 있다"며 "그런 여론조사를 국민여론조사라고 매주 발표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홍 대표가 거듭 비판해온 갤럽의 1월 2주, 3주차 응답률은 각각 21%, 19%였다.

오히려 홍 대표가 치켜세웠던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5% 보다 낮았다.

그는 지난 7월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43.7%로 발표된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이외의 여론조사 결과에는 '좌파 정권에 협잡하는 민심조작 기관'이라고 폄훼했다.

홍 대표가 당시 인용한 조사는 대구 지역 한 언론사의 의뢰로 진행된 'TK지역 국정운영평가 여론조사'였다.

그런데 이 조사의 응답률이 2%였다.

게다가 조사방법 마저 100% 유선전화조사였다.

통상 여론조사에서 100% 유선전화 설문을 사용하면 표본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힘든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때문에 현재 진행되는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들이 유·무선응답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 대표의 말대로라면, '한국당 지지율 43%' 여론조사 역시 98%의 국민들이 침묵했으므로 신뢰할 수 없는 조사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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