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의원들을 지방선거에 대거 착출하면 영남 일부지역에서도 해볼만 하다는 판단이지만, 그럴 경우 자칫 원내 제1당의 지위가 흔들릴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출마를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랜기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한 A 의원은 최근 일부 기자들과 만나 "당이 제1당을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출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또다른 의원은 출마 결심을 거두지는 않으면서도 "출마자들이나 당의 고민에 십분 공감한다"고 했다.
일부 의원들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지역구에서 치러질 보궐선거를 걱정하고 있다. 만약 자신의 지역구가 야권으로 넘어가게 되면, 그에 따른 당 안팎의 비난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경수 의원이다. 경남 김해시을 지역구의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에 출마할 경우, 당에서는 김 의원을 대체할 만한 인재를 찾지 못한 상태다. 경남도지사 재탈환한다는 지방선거 전략과 귀중한 경남지역의 의석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 사이에서 당과 김 의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아직 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런 딜레마에는 과거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현 경기김포시갑 의원) 사례의 교훈도 작용한다. 2012년 당시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도지사직을 중도 사퇴해, 경남도지사직을 당시 새누리당 홍준표 의원(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내준 적이 있다. 이로써 경남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당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고심하는 의원들은 당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지도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신의 정치행보를 결정하거나 당내 경선에서 유불리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당 지도부 차원에서는 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자신의 출마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자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춘 의원에 한에 출마를 시켜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있지만, 자칫 당 지도부가 의원들의 출마에 가타부타 간섭한다는 반발만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핵심 의원은 "당 지도부에서도 관련 사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기획단이 확대 개편되는 2월쯤 추미애 당대표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 제1당 지위를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오는 5월 24일까지 끝내야 하는 국회 원(院) 구성과 관련돼 있다.
제1당을 유지해야만 국회의장 등 국회 의장단 구성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 국정입법 과제 처리에 고전하는 민주당이 제1당 지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고심하는 의원은 박영선.우상호.민병두.전현희(이상 서울시장), 이상민(대전시장), 최인호.박재호(이상 부산시장), 박남춘.윤관석.홍미영(이상 인천시장), 전해철(경기도지사), 양승조(충남도지사), 오제세(충북도지사), 이개호(전남도지사), 김경수(경남도지사) 등 15명 안팎이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은 선거일로부터 3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즉,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5월 14일까지는 사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