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처음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가 시작된 이후 약 7개월 만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한국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이 더해진 총 35명의 단일팀 구성을 확정했다.
스위스와 일본 등 조별예선에서 만날 상대국의 반발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주도 아래 남북 올림픽위원회는 물론,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도 단일팀 구성을 최종 합의했다.
35명의 선수단 가운데 매 경기에 나설 22명을 확정해 다른 팀과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경기 방식까지 확정했다. 남북 단일팀을 이끌게 된 캐나다 출신 새라 머리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도 자신이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며 사실상 단일팀 구성을 받아들였다.
다만 매 경기 최소 3명의 북한 선수가 포함되어야 하는 사실상의 강제 규정에는 최정예 북한 선수를 선발해 투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기존 한국 선수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구체적인 운영 계획도 내비쳤다.
다소 무리하게 만들어진 단일팀이지만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남은 과제는 단일팀이 사상 첫 올림픽 출전에서 얼마나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냉정하게 따지는 일이다.
2017년 IIHF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전체 38개국 가운데 22위, 북한은 25위로 중하위권 수준이다. 이에 반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별예선에서 B조에 함께 배정된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9위)는 모두 세계적인 강팀이다.
2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새라 머리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최약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조별예선 통과라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
여자 아이스하키의 역대 전적은 7전 전패.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일본을 상대한 7경기에서 1골을 넣는 동안 무려 106실점이나 허용했다. 그나마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0-3 패배가 두 나라의 실력차가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
더욱이 새라 머리 감독은 12명의 북한 선수 가운데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3명을 4라인에 배치해 집중적으로 경기에 투입한다는 계산이다. 조별예선 3경기와 이후 성적에 따른 메달 결정전 또는 순위 결정전까지 총 5경기를 치러야 하는 가운데 남과 북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에 합류할) 북한 선수들도 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팀 전체가 올림픽 성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는다면 좋은 조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별예선 통과라는 감독의 목표 덕에 안방에서 열리는 사상 첫 동계올림픽의 유일한 한일전이 될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3차전에 더욱 큰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남과 북이 단일팀을 이루며 일본을 상대로 거두는 사상 첫 승리는 여자 아이스하키의 최대 이변인 동시에 단일팀 구성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최상의 결과가 될 수 있다. 남북 단일팀과 일본의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맞대결은 2월 14일 오후 4시40분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