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 달러 · 약 463억 원)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 · 세르비아)를 3-0(7-6<7-4> 7-5 7-6<7-3>)으로 제압했다.
한국 선수 최초의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이다. 지금까지는 1981년 US오픈 여자 단식 이덕희(65 · 은퇴),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 단식 이형택(42 · 은퇴), 그리고 이번 대회 정현의 16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조코비치는 한때 세계 1위를 군림하며 '무결점의 사나이'로 불린 강자다. 2015년 윔블던과 US오픈, 2016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까지 4회 연속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세계 테니스계를 군림했다.
경기 후 조코비치는 "정현의 승리를 축하한다"면서 "놀라운 경기력을 보인 정현은 오늘 밤 코트에서 더 나은 선수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정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현은 어려울 때마다 믿을 수 없는 샷들을 생산해냈다"면서 "코트 안쪽에서 정현은 마치 벽과 같았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날 정현은 강력한 스트로크와 재치있는 발리로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경기 중 조코비치는 정현의 샷에 박수를 여러 차례 보냈고, 경기 후에는 정현의 가슴을 주먹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격려했다.
몸이 불편하기도 했다. 오른 팔꿈치 부상을 겪은 조코비치는 "불행히도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면서 "1세트 말미부터 통증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끝날 때까지 통증을 다스려야 했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정현은 "어릴 때 닮기를 원했던 우상 조코비치를 이긴 게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이어 "3세트 타이브레이크 때 나에게는 아직 두 세트가 더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또 조코비치보다 젊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다"는 재치있는 답변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