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 다스 실소유주 관련 의혹,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의혹 등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세 갈래의 수사 중 '특활비 상납'은 MB정부 최고 실세였던 이상득 전 의원까지 수사선상에 올리는 등 '정점'(MB)을 향해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모양새다.
2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국정원 특활비 불법 수수 의혹과 관련 이 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 관계자들과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국정원이 지난 2011년 초 이 전 의원 측에 억대의 특활비를 직접 건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특활비를 받은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국정원 직원이 침입했다 들키자 여권에서조차 원세훈 국정원장에 대한 파면 요구가 이어졌다.
이에 검찰은 국정원이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영향력이 컸던 이 전 의원에게 특활비를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경우든 이 전 의원이 현직 대통령인 친동생을 등에 업고 사익을 취한 게 되고, 이 전 대통령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친형을 통해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특활비로 관리하려 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정치적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 전 의원에 대해 공개수사에 나선만큼 소환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 전 의원까지 검찰의 강제 수사가 시작되면서 검찰의 다음 타깃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김 전 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 등 세 명이 특활비를 언제 어떻게 받았는지,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누구의 지시로 받았는지 등을 밝히기 위해 특활비 전달 경로에 있는 관계자들을 불러 일일이 조사해 왔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최근 김윤옥 여사를 보좌했던 청와대 제2부속실 여성 행정관 A씨를 소환해 김 전 실장과 대질신문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서 A씨는 일부 사실관계는 시인하고 일부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받은 10만 달러를 김 여사 지근거리에서 근무하는 여성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국정원 측과 김 전 실장, A씨 등 '돈 전달 통로'에 대한 소환조사가 모두 이뤄진 만큼 수수자로 지목된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한 고위 관계자는 "김윤옥 여사가 건네받은 10만 달러가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를 입증하는 게 관건"이라며 "검찰이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소환조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