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레알?] 가상화폐 규제와 블록체인 장려는 불가능하다?


최근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방침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정부가 가상화폐는 규제하고 블록체인 기술은 장려하겠다고 밝힌 것.

IT업계 일각에서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정책을 '넌센스'로 보고 있다.

이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는 같은 것이 아니다"며 가상화폐 투기 문제에 정부가 합리적 규제안을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 체크 1. 블록체인 기술의 이해


블록체인 기술은 모든 사람이 같은 정보를 나누서 보관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정보를 하나의 서버나 일부의 서버에서 관리하지 않고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 모두가 똑 같이 복사해서 갖는다. 이때 블록은 정보를 저장하는 서버이자 공유도 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예) A라는 거래 기록이 있다고 하자. 이때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A라는 거래 기록을 복사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게 된다.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블록을 만들게 되고 생성된 블록에는 거래 기록이 암호화 된 상태로 보관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 모두에게 정보를 공유해 특정 집단이나 사람이 정보를 위보하거나 변조하는 것을 막아준다. 수시로 정보가 잘 유지되고 있는지 서로 확인도 한다. 거래를 공유하는 블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보안성은 강화되고 정보의 위·변조는 불가능해진다. 즉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보안성이 강화되는 셈이다.

예) A라는 거래기록을 위조·변조하기 위해서는 거래기록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블록을 해킹해야된다. 이용자들이 수시로 블록의 기록들을 비교하기에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블록이 늘어날수록 정보의 위·변조는 힘들어진다.

◈ 체크 2. 가상화폐 개념의 이해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가상화폐는 말 그대로 실제가 존재하지 않는 가상공간의 화폐를 의미한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사이버머니도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이때 가상화폐에 블록체인 기술 접목한 것이 최근 이야기되고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된 가상화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화폐는 은행이 독점하고 있는 화폐의 거래, 교환, 보관 등의 기능을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일부 가상화폐에서는 블록을 만드는 대가로 가상화폐인 코인을 지급한다. 코인이라는 대가는 사람들이 블록체인에 더 많이 참여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이는 다시 가상화폐 체계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 체크3. 논란의 핵심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2017년 12월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화폐 관련 부처 차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현재 규제의 초점은 가상화폐 자체이 있다기 보다는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거래에 맞춰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24시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거래소가 등장하고 있다. 이곳에서 하루에도 수도 없이 가상화폐가 거래되며 가치가 등락하고 있다. 심지어 단순히 가상화폐 거래를 넘어 과도한 투기 양상을 보이는 실정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에대한 법적 규제가 없다 보니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금처럼 법적 공백을 빌미로 더 많은 가상화폐 거래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정부가 2018년 본격적으로 가상화폐를 규제한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측 논리의 핵심은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것과 블록체인을 장려하는 것이 말처럼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반대 측은 이들의 관계를 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블록체인 전문기업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실행되기 위해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는 형태로 코인(가상화폐)가 발행된다"며 "코인이 생태계를 유지하므로 규제하게 되면 블록체인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정부의 정책에 반대했다.

1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시세 전광판의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하지만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분리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더 지배적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을 쓰고 있는 것이지 기술 자체라고 할 수 없다.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위정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상화폐는 예전부터 존재해 왔고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결홥되면서 안전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고 보았다. 위 교수는 "블록체인이 가상화폐 플랫폼이라고 하지만 블록체인이 없어도 가상화폐는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김승주 교수도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구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의 높은 보안성과 투명성 덕분에 가상화폐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가상화폐를 운영하는 유일한 기술이 아니다"며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개념을 분리했다.

이들 전문가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가상화폐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개념이고 여기에 보안성이 높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이기에 분리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가상화폐 거래소 자료화면. (자료사진=이한형 기자)

최근 주가 흐름을 보더라도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구분이 가능하다.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가상화폐와 관련된 종목의 주가는 떨어지는 반면 블록체인 관련된 주가는 오르고 있다.

삼성, SK, KT 등 대기업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기술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물류, 통신,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가 커질수록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블록을 보관하는 사용자의 한계가 있을 수 있고 거래 처리 속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개선 방안을 연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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