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 의원이 지난 19일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자 북한 체제선전장으로 둔갑해선 안 된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서한을 발송한 게 조직위원으로서의 행태가 맞냐는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22일 오후 5시 현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게재된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을 파면시켜주세요'라는 글에는 사흘만에 10만6700여 명이 동의를 눌렀다.
해당 게시글 말고도 비슷한 취지의 청원글도 30여 개가 더 올라왔다.
서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30일 이내 20만명이 동의할 경우' 청와대가 답변에 나선다는 기준을 이번 주 안에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한 청원인은 "나 의원이 평창 조직위원직을 개인적·독단적으로 사용해 수많은 외교 관례와 그동안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인은 "올림픽에 대한 상징, 국익보다 평창위원회 위원직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 1명의 독단적 사고와 본인 위주의 흥행은 옳지않다"며 "나경원 의원은 평창 올림픽에서 일하면 안 된다. 파면시켜달라"고 적었다.
'직위에 기대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파면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때는 북한선수를 환영한다면서 정권이 바뀌니 안 된다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앞서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 이행에 사로잡혀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홍보이벤트를 위해 우리 선수들의 땀과 눈물을 외면한 남북 단일팀 구성, 북한 핵개발 이전 90년대 사고에 갇혀 시대를 역행하는 한반도기 공동입장 등에 합의한 정부가 과연 대한민국 정부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 나 의원의 성토 글로 도배가 된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한 정권의 선전 도구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나 의원의 주장이 오히려 현 정권에 대한 정치공세이자 선전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년 전에는 나 의원이 북한의 참가를 호소했는데 남북 단일팀 반대 서한을 IOC에 보내는 등 이중적 행동에 대한 비판인 셈이다.
하지만 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팀 참가 자체에 대해서는 저도 환영하지만 단일팀을 구태여 만든다든지, 마식령 스키장에 가서 공동 훈련을 한다든지 또는 금강산의 전야제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못한다"고 거듭 밝혔다.
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놓고는 "우리 선수들의 공정한 기회를 뺏는 것"이라며 "이벤트가 '빙판 위의 작은 통일'이라고 하는데, 결국 스킨십이 아니라 이벤트이고 쇼잉(Showing)이 되기 때문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