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홍 대표의 발언에 청와대가 이를 바로잡으면서 공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홍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나는 문 대통령처럼 답변을 써주는 프롬프터도 없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이 물으면 실시간으로 프롬프터에 (답변이) 올라오더라"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언급한 프롬프터는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 앞쪽 연단 좌우에 설치된 설치된 스크린을 가르킨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이 1시간 이상 진행되자 "이쯤하자. 나는 혼자 답변을 해야한다"며 문제의 발언을 꺼냈다.
문 대통령은 답변을 스크린에 띄워주는 프롬프터가 있었기에 100분에 가까운 기자회견이 가능했고, 자신은 즉흥적으로 질의응답에 응하면서 내실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청와대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홍 대표 발언이 알려진 직후 청와대 관계자는 "(해당 프롬프터는) 어느 매체의 어떤 기자가 무슨 질문을 한 건지 (워딩을) 쳐드린 것"이라며 "참모의 답변을 대통령이 읽은 게 아니다. 팩트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당일 해당 프롬프터에는 기자들의 질문 요지만 간단히 올라왔고, 이마저도 실시간 질의응답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문장 요건도 갖추지 못한 조악한 수준이었다.
문 대통령이 참모진들의 답변을 보고 답했다는 취지의 지적은 팩트가 아닌 셈이다.
문제는 청와대의 대응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14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권한 축소와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 등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편안을 발표하자, 홍 대표는 바로 다음 날 조 수석을 정면 겨냥했다.
홍 대표는 "'조국'인지 '타국'인지 나와서 설치고 있다. 사법시험을 통과 못한 본인의 한(恨)풀이를 하고 있다"며 "사법시험을 통과 못 했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지 권력기관을 개편하고 검찰의 힘을 빼고 있다. 측은하다"고 몰아붙였다.
홍 대표의 공세를 전해들은 조 수석은 "대응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청와대 내부에 전달했다.
제1야당 대표의 권위를 지켜주고, 불필요한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당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참모진들 사이에서는 홍 대표의 무책임한 발언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조 수석은 일찍부터 법학자의 길을 걷기 위해 아예 사법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응시원서조차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홍 대표가 팩트가 아닌 것으로 비판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대표의 '아니면 말고'식 문제제기에 '아닌 건 아니다'는 청와대 대응이 반복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