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통한 남북 화합을 상징하는 한반도기가 11년만에 다시 전세계를 향해 펼쳐진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은 20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평창 회의'를 마친 뒤 IOC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공동입장을 하겠다는 남북의 합의안를 받아들이고 공동입장 깃발로 한반도기의 사용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입장을 할 때 국가 호칭은 '코리아(KOREA)'로, 두문자어로는 'COR'을 쓰기로 결정됐고 공동입장 단가는 '아리랑'으로 확정됐다.
한반도기를 휘날리며 개회식장으로 들어올 기수는 남북 대표 1명씩 나서 공동으로 맡는다. 공동기수는 남녀 각 1명씩으로 구성된다.
하얀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가 새겨진 한반도기가 국제 스포츠 대회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91년 제41회 세계탁수선수권대회였다.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이 출전한 대회다. 탁구 단일팀의 스토리는 배우 하지원, 배두나 등이 열연한 영화 '코리아'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한반도기는 같은 해 5월 남북 단일팀이 출전한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도 사용됐다.
이후 국제 종합 대회의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입장을 할 때마다 한반도기가 등장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등 총 9차례다.
2002년 아시안게임과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는 국내에서 열린 대회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남북 공동입장이 확정되면서 2007년 이후 11년만에 다시 한반도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국내 대회 기준으로는 2003년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다.
누가 공동기수를 맡게 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처음으로 남북 공동입장이 이뤄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정은순과 북한 유도의 박정철이 나란히 한반도기를 높게 들어올렸다. 그 다음 대회였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남자 핸드볼의 황보성일과 북한 여자축구의 리정희가 '남남북녀(南男北女)'로 공동기수를 맡았다.
이처럼 남북은 남자 1명과 여자 1명이 순서대로 교차하는 방식으로 공동기수를 꾸려왔다. 지난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여자 알파인스키의 오재은과 북한 남자 아이스하키의 리금성이 공동기수로 나섰다.
순서에 따르면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다시 '남남북녀'가 공동기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