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평화 중심에 선 강원도,통일까지 주민역할 중요

김창수 남북강원주민연대 준비위원 인터뷰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조성된 화해무드..남북강원주민연대가 바통 이어받을 것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통일, 사람이 중심이 돼야
-동계올림픽 마무리 전에 연대 출범 계획..남북 주민 직접적 교류 꼭 이뤄낼 것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김창수 남북강원주민연대 준비위원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간 평화의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남북 교류의 끈을 놓지 않고, 나아가 평화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화 통일과 관련된 민간차원의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남북강원 주민들의 교류와 연대를 준비하고 있는 분이다. 남북강원주민연대 김창수 준비위원을 시사포커스 목요초대석에서 만나봤다.


다음은 김창수 위원과의 일문일답.

◇박윤경>남북강원주민연대를 준비하고 계신다고 말씀드렸는데 먼저 이게 어떤 단체인지부터 소개를 해주신다면?

◆김창수>아시다시피, 작년 한 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경색됐다. 저는 그런 상황에서도 반드시 변화의 계기가 찾아올 것이라 믿었다. 그 때부터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가. 강원도의 역할이 있을 거라는 고민을 했다. 앞으로 남북 강원도의 주민들이 직접 만나는 계기를 가져보자. 그것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해 진행을 하게 됐다.

◇박윤경>조만간 발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분들과 함께 준비를 하고 계신지?

◆김창수><남북강원주민연대>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반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일반시민들에게 바로 다가가기는 쉽지 않다. 일차적으로 통일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지역의 대학생들, 그리고 시민단체에 속해 있으면서 또 통일문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 또 지역에서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 오신 재야 원로 분들을 모시고 <남북강원주민연대>의 출범을 준비하고자 한다.

◇박윤경>요즘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의 화합된 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조성된 평화의 무드, 남북 회담이 열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떤 기분이신지?

◆김창수>기대와 걱정이 함께 하는 게 사실이다. 이전에 좋은 관계를 가졌다가 무산되는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북한과 미국이 말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전쟁의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런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놀랄 정도로 의연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셨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회담이 열리는 것은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동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윤경>남북강원주민연대, 일종의 통일운동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김창수>그동안의 통일운동은 지역단위보다는 시민운동 차원에서 특정단체를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 지역에 기반한 통일운동 단체는 아직 많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년 7월에 강화도 교동면에서 열렸던 교동평화포럼에 참석했던 일이다. 정전협정 64주년을 기념하면서 열렸던 행사인데, 학자들과 함께 교동면, 면 단위의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 무척 감동을 받았다.
또,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남북의 농사교류를 추진하는 통일농사단, 미국 LA를 기반으로 한미간 온오프 네트워킹을 통해 평화통일 운동을 벌이는 AOK(Action for One Korea) 등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강원도에서도 강원도에 맞는 통일운동을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 출연한 김창수 남북강원주민연대 준비위원(사진=강원CBS)

◇박윤경>아무래도 세계 유일의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주민연대가 결성된다면 그 의미는 더 남다를 것 같다.

◆김창수>우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도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분단을 어떻게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강원도를 이뤄나갈지에 대해서는 고민과 소통이 부족했다. 물론 접경지역을 안고 있는 지리적 특수성과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지역 색채가 주요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제, 변화할 때가 왔다고 본다. 앞으로 단순히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남북의 주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교류하며 남북 분단을 극복해 나가는 데 중심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박윤경>그만큼 강원도와 도민들이 통일 전후로 해야 할 역할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죠.

◆김창수>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예로 들고 싶다. 개성공단 기업 지원부장으로 2008년 2월부터 4년간 근무했던 김진향 교수의 ‘개성공단 사람들’이란 책이 있다. 개성공단에서 남과 북 사람들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남과 북 사람들이 처음에는 서로를 뿔 달린 도깨비 같은 사람으로 봤다는 것이다. 왜곡된 정보로 서로를 생각했고, 서로를 정말 모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 강원도 출신의 근로자가 거기 있었는데, 북쪽 사람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그들이 자기네도 강원도가 있다며 아주 친근하게 대하더라는 것이다. 만약 남북강원도의 근로자가 만났다면 서로가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지 않았겠나. 바로 이런 역할로 출발로 더 큰 역할을 강원도 주민들이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윤경>남북강원주민연대를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느끼는 게 많으시다고 들었다. 일단은 북 강원도에 대한 주민 이해 자체가 상당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김창수>북강원도에 대한 이해는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책을 가지고 북강원도의 도시, 자연, 교통, 경제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사람의 통일이 중요하다. 상호존중과 이해를 통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북강원도에 대한 학습을 깊이있게 하기는 힘들테지만, 북쪽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부터 변화하는 게 필요하다.

◇박윤경>위원님께서 지금 남북강원주민연대 준비위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조선의열단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계시다. 이 역시 통일과 관련된 활동이라고?

◆김창수>우리 지역의 항일의병운동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고향의 역사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라고 반성을 했다. 독립운동사를 통해 독립열사들의 처절한 항일투쟁을 접하면서 민족해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그분들께서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해방은 되었으나 다시 이렇게 남북으로 갈라져서 대결하는 모습을 보셨다면 한없이 통탄스럽게 생각하셨겠나. 또 실제로 많은 생존 독립열사들께서 조국의 분단을 보시고 완전한 해방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씀 하셨다. 조선의열단 기념사업회 또한 통일로 가는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박윤경>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할텐데, 앞으로의 계획?

◆김창수>남북강원주민연대를 공개적으로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알린 것은 작년 9월이었다. 남북관계가 긴장된 상황이었기에 많은 걸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지만 이제 평창평화올림픽을 맞이해서 속도를 좀 더 높일 때가 되었다고 본다. 평창올림픽이 마무리시키기 전에 연대를 출범시키면 더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박윤경>일반 주민들이 남북 평화 분위기, 나아가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김창수>일반 주민들에게 남북평화나 통일이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당연하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고, 길게 보고 만들어가려 한다.서로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 남북 주민들의 직접적 교류를 꼭 이뤄내고 싶다. 한편으로는 놀라면서도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들이 있더라. 그런 길을 향해 준비를 할 예정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할 때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남북평화와 통일을 향해 가는 첫발이고 가장 위대한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강원주민연대, 열심히 노력하겠다.

◇박윤경>말씀 감사. 지금까지 남북강원주민연대 김창수 준비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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