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 원)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53위·러시아)를 3-0(7-6<7-4> 6-1 6-1)으로 완파했다. 2회전을 통과하며 상금 15만 호주달러(약 1억2000만 원)를 확보했다.
자신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인 3회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지난해 6월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3회전(32강전)에 오른 바 있다.
한국 선수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전설 이형택(은퇴)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달성한 4회전 진출(16강)이다. 여자 단식에서도 이덕희가 1981년 역시 US오픈 16강에 오른 바 있다.
다만 상대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현은 32강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페터 고요프치크(62위·이상 독일) 승자와 맞붙는다.
메드베데프는 정현의 상대가 아니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드니 인터내셔널 우승 등 최근 8연승의 거침없는 상승세였지만 또 다시 정현을 넘지 못했다. 정현은 주니어 시절과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4강 등 두 번 메드베데프를 꺾은 바 있다.
자신감이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1세트를 잡은 게 컸다. 정현은 메드베데프와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4-4로 맞섰다. 그러나 상대 서브 때 정현의 포핸드 리턴이 네트를 맞고 떨어져 득점으로 이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결국 정현이 자신의 두 차례 서브에서 모두 이겨 1세트를 따냈다.
여기서 기세가 오른 정현은 2세트 강력한 다운 더 라인과 절묘한 크로스 등 랠리 게임에서 압도했다. 198cm 장신의 메드베데프는 체력적인 열세를 보이며 무너졌다. 결국 정현은 재치 있는 발리까지 살아나며 1시간57분 만에 완승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