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7일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평창 실무회담'을 갖고 11개 항의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11개 항 가운데 9번째 항목에는 남과 북이 스키 공동훈련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장소는 북한에 있는 마식령스키장이다.
보도문에는 '남과 북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 전 북측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하여 남측은 현지 시설점검 등을 위해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선발대를 파견한다'고 명시됐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적극 반겼다. 이 관계자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마식령스키장은 국내에 있는 다른 스키장과 비교해 위도가 높은 지역에 있어 설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훈련을 소화하기에 충분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공동훈련에는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이 아닌 국가대표 상비군이나 청소년 대표급이 나설 예정이다. 대부분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미 해외에서 올림픽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한 터라 현실적으로 훈련지를 바꾸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스키협회는 공동훈련이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해빙제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협회 관계자는 "큰 차이는 아니지만 우리 설상 수준이 북한보다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분명 공동훈련을 통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스키가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공동훈련 진행될 마식령스키장은 어떤 곳?
마식령스키장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지시로 강원도 원산시 인근 마식령에 지난 2013년 12월 준공됐다.
해발 1360m 대화봉 정상에서 시작하는 슬로프는 모두 10개로 초급과 중급 코스 등으로 나뉘어 있다. 스키장 면적은 약 1400만㎡(약 420만평)이다.
8층 높이의 마식령 호텔은 외국인 전용을 포함해 객실 400개가 존재한다. 수영장과 당구장, 오락실 등의 부대시설도 갖춰져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다. 개장일에 맞추기 위해 급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당초 계획했던 리프트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사용했던 구형 리프트를 설치해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수준급 시설을 갖춘 스키장이 있는데 이보다 열악한 조건의 스키장으로 공동훈련 장소를 정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