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학생 한학기 2-3번 볼까말까
- 수업일수 부족? 행사·돈으로 보충
- 학교는 홍보, 연예인은 명예…"윈윈"
- 장사하는 대학, 평가기준 달라져야
- 연영과 A씨가 본 연예인 대학생 실태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사례 제보자(익명), 김성수(문화평론가)
◆ 제보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떤 전공하셨어요?
◆ 제보자> 연극영화과에서 연기 전공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주변에 같은 과에 연예인 활동을 하는 선배, 후배들이 많이 있었나 봐요.
◆ 제보자> 그렇죠, 아무래도. 활동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죠.
◇ 김현정> 특기자 입학 그런 걸로 입학을 한 겁니까,주로?
◆ 제보자> 학교마다 다르기는 한데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는 수시가 아예 특기자 전형이 있어서요. 그래서 연예인들이 아무래도 훨씬 활동한 경력이 있다 보니까 합격할 확률이 높은 거죠.
◇ 김현정> 연기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따로 특기자로 뽑을 때부터 좀 특혜가 있는 거네요.
◆ 제보자> 그건 그렇게 볼 수도 있죠.
◇ 김현정> 이제 입학을 해서 수업을 열심히 하면 괜찮은데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친구들 바빠서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나 모르겠어요.
◆ 제보자> 활동을 워낙 많이 하고 있으니까 수업 참여를 잘 못 하죠. 한 10%? 참여를 거의 못 하는.
◇ 김현정> 10번 수업에 1번 나온다는 얘기예요?
◆ 제보자> 네. 아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를 다닌다고 하더라도 수업을 2번에서 3번?
◇ 김현정> 그러면 수업일수는 어떻게 하고 시험은 어떻게 봐요?
◆ 제보자> 엄격한 교수님들은 너네가 수업 참여를 많이 하지 않으면 나는 학점을 줄 수 없다. 그게 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 라고 아예 못을 박는 교수님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연예인 학생들은) 활동을 하니까 대신에 특별한 어떤 행사나 혹은 어떤 수업에만 참여를 하거나. 아니면 이렇게 연기 전공인들이니까 제작 수업들 있잖아요. 연극을 한 편씩 한 학기당 만드는 제작수업들이 있어요. 그때 제작비를 너네가 좀 더 내라 이런 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제작비를 네가 대라?
◆ 제보자> 네. 학교에서 나오는 한 학기당 제작지원금들이 있어요. 그런데 좀 더 돈이 있으면 아무래도 좀 더 스케일이 커질 수도 있고 좀 더 좋은 작품 만들 수가 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제보자> (일반 학생들은) 다른 데 스폰(후원)을 받기 위해서 근처 가게들을 도는 게 있는데, 졸업을 해야 된다거나 연예인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으면 너희들도 어쨌든 학점을 받아야 되니까 수업을 못 나오는 대신에.
◆ 제보자> 네. 좀 더 내면 그러면 인정해 주겠다, 약간 이런 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 김현정> 좀 충격적이네요. 그런 경우까지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학점을 따고 졸업을 하고. 그러면 그건 누가 봐도 특혜 아닙니까?
◆ 제보자> 그런데 이제 연극영화과가 유명하지 않은 학교들은 좀 더 유명해지기 위해서 연예인의 이름을 빌리려고 하는 경우들이 많아요. 그래서 연예인들을 또 뽑으려고 그런 경우도 있고.
◇ 김현정> 확실히 그러면 그 연예인 이름 보고 그다음에 지망하는 상황들이 많아져요?
◆ 제보자> 아이돌 가수 같은 경우가 아무래도 그런 영향을 받게 되죠. 참 신기한 게 유명해진 아이돌 멤버 중의 한 명이 들어오고 나면 그 멤버가 어디를 다닌다는 소문이 나면서 그 팬들도 우리 학교를 지망하게 되기도 하고 그걸 되게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 거군요. 정상적인 과정으로 학교에 입학해서 정상적으로 열심히 수업 들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런 모습들 보면 기분이 어때요?
◆ 제보자> 당연히 기분이 나빠야 되는 게 정상인데도 다니는 학생들은 그냥 연예인이니까 유명세를 이용해서 우리 학교 학과도 유명해지면 좋지라고 생각을 또 하게 되는 거 같아요.
◇ 김현정> 오히려 그러려니 하면서 쟤네가 홍보해 줘서 우리 학교가 유명해지면 좋지. 일종의 윈윈이 되는 거네요. 특혜의 윈윈.
◆ 제보자> 네, 그렇게 볼 수도 있죠.
◇ 김현정> 저는 좀 뭐라고 할까요. 대학의 붕괴 현장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좀 씁쓸한데.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귀한 제보 고맙습니다.
◆ 제보자> 네.
◇ 김현정> 한 대학의 연극영화과 학생을 먼저 만나봤습니다. 연예인들의 생활을 본 그 증언 들어봤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함께 자세하게 좀 더 들여다보죠. 김성수 평론가님, 나와계세요.
◆ 김성수> 안녕하세요, 김성수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지금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입학 과정에서도 특혜가 있었다는 건데 이번에 정용화 씨의 경우는 대학원 박사 과정이었잖아요.
◆ 김성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대학원 박사 과정은 물론 학사 과정에서 유명인은 특혜 받는 경우가 허다하면서요.
◆ 김성수> 허다하지만 이번 특혜 같은 경우는 좀 도가 지나치다고 볼 수 있는 게 일단 소속사는 교수가 직접 사무실을 와서 면접을 했다, 이런 식으로 해명을 하고 있어요.
◆ 김성수> 처음에는 이제 대리면접 의혹이 일었잖아요. 면접도 없이 그 대학원에 들어갔다. 그런데 지금 대학원 입학에 있어서의 면접은 거의 절대적이거든요. 사실 대학원은 성적이라든가 기타 서류들로 1차적으로 걸러지는 게 있긴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면접을 통해서 자신이 어떻게 앞으로 공부를 하겠다는 것을 충분히 설득을 시켜야, 논문에 대한 어떤 방향이나 흐름들이 미리 정해져 있어야 그게 연구할 가치가 있는지를 보면서 박사학위에 들어올 수 있게 해 줘야 되는 건데 그런 걸 안 하고 들어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분노가 일었었고 그래서 대리면접이 있었나 보다 그랬다가 결과적으로는 사무실에 와서 면접을 봤다는데 세상에 어떤 교수가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면접을 합니까? 이거는 특혜 중에 특혜라고 볼 수가 있기 때문에 더욱더 해명이 오히려 더 큰 논란을 일으킨 그런 상황이 됐고요. 사실 학사 과정에 있는 연예인들의 특혜 비리라고 한다면 이런 정도 수준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대개의 경우는 충분한 점수들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주는 거죠. 가령 이미 활동을 하고 있는 프로 연기자들 같은 경우 프로 가수들 같은 경우 활동한 거 자체가 일종의 점수가 되어서 들어올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특혜다라고 하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궁금한 게 연예인만 잘못이다, 학교만 잘못이다 이렇게 얘기하기가 어려워요. 대학이나 학생이나 다 잘못한 걸로 보이거든요. 도대체 왜 이렇게 대학은 연예인을 원하고 연예인은 지금 보면, 정용화 씨는 박사과정이 어떻게 뽑는지도 몰랐을 만큼 박사과정에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박사과정을 하려고 하는 건지. 왜 서로 원하는 거예요?
◆ 김성수> 일단 학교 측에서는 연예인들이 학교를 다니게 되면 손쉽게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언론이 주목을 하게 되겠죠. 그리고 연예인들이 학교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 방금 전에 한 학생이 얘기한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데요. 이제 그런 것까지 요구하는지 저도 몰랐지만.
◇ 김현정> 제작비 대라, 뭐 이런 거 얘기했다는 거.
◆ 김성수> 저도 그런 수업들을 학생들과 해 본 적 있기 때문에 제작비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큰 유혹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 말고도 가령 학교에서 축제를 한다든가 행사를 한다거나 할 때 학교에 그런 연예인들이 다니고 있으면 굉장히 도움이 되겠죠.
◇ 김현정> 그렇죠. 섭외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 김성수> 그럼요. 그런 연예인들을 행사에 부르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갑니까? 그런데 같은 학교 학생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그런 부분들이 협의가 잘 된다든가 무료로 와서 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그 학생 하나로 다른 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미끼가 된다면 측면 말고 반대로 연예인들은 그런 학위를 땀으로써 일종의 명예욕을 채울 수도 있고. 더불어서 지금 정용화 씨 같은 경우는 군대 문제가 걸려 있어요. 박사과정이 끝날 때까지 군대는 자동적으로 연기가 돼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성수> 그게 안 된다면 지금 외국에 나가거나 할 때 굉장히 제약이 걸릴 수 있거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학교와의 서로 윈윈하는 선택들을 할 수가 있다는 그런 겁니다.
◇ 김현정> 지금 한 청취자는 ‘학생 잘못보다 학교의 잘못이 더 커 보여요’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느껴지는 이유가 대학은 상아탑 아닙니까? 상아탑의 붕괴를 보는 것 같아요. 어쩌다가 우리 대학이 이 지경이 됐는가.
◆ 김성수> 맞습니다. 실제로 대학이 바로서야 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체제는 반드시 재검이 돼야 한다고 보는데요. 기본적으로 대학이 장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대학을 평가할 때 얼마나 많은 기업에 취업을 했는지로 평가하잖아요. 그런 게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어떤 연구, 어떤 성취들을 학술적으로 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하고요. 그것을 통해서 영향력을 획득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대학을 엉뚱하게 가령 사법시험에 몇 명을 배출했냐 이런 것들로 평가를 하고 있단 말이죠. 이런 것들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유라와 뭐가 다릅니까?’ 청취자 3702님이 문자 주셨는데 저도 그런 생각 듭니다. 형평성, 공평성의 룰이 대학에서마저 깨지는 이 현장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네요. 고맙습니다.
◆ 김성수> 고맙습니다.
◇ 김현정> 김성수 문화평론가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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