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초등학교는 신입생 미달과 재정적자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지난달 28일 폐교 인가신청을 했으나 서부교육지원청은 11일 반려했다. 폐교 전제조건인 학생의 학습권 보장 계획 등 과도기적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과 서부교육지원청은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은혜학원 법인측으로부터 서부교육지원청의 '은혜초등학교 폐교 신청 반려'공문에 대한 회신과 함께 교육당국과 은혜학원 간 간담회를 요청해 왔다"며 "적극적으로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은혜학원은 회신 공문에서 "교육청이 요구하는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남아있을 교직원과 학생들의 교수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은혜초등학교를 2월 말까지 폐교한다고 했는데, 법인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법인, 학부모 측과 공식 소통해 나가겠다"며 정상화 가능성에 여지를 두고 대처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법인에서 구성원간의 협의,교육적 고려 없이 폐교를 강행한다면 고발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폐교 사유가 순전히 재정 상황이다. 저희가 공식 확인할 수 있는 건 2017년 결산서를 보면 현재의 수업료 수입으로 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올해 신입생 모집 결과 60명 정원에 30명 모집했다. 법인에서는 학생수 감소에 따른 재정상황 악화를 예상해 미리 조치를 취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은 저희가 법인 측과 협의를 해서 여러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학생들의 분산 수용, 해고된 교사 13명의 고용승계가 가장 큰 문제이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은 "재학생 235명 중 경기도 방면이 50명 가량 되고, 나머지가 은평구 관내에 있는데 사립초등학교가 은평구에 4개 더 있다. 사립은 전국 어디서나 분산 수용이 가능하고 공립도 있어서 분산 수용이 가능하다"며 "지금 단계에서 분산수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직원 고용승계와 관련해서는 "일단 법인과의 고용관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특별 채용은 폐교나 학급감축, 정원감축, 학과개편 등에 의한 건데 이 사안은 다르다. 이 사안을 특별한 경우로 보고 특별채용한다고 해도 기존 임용대기자 문제, 임용수험생 입장 등 종합 고려해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전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은혜학원은 12일 교장을 제외 교원 13명 전원에게 해고를 통지한 상태다.
은혜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저녁 모임을 갖고, 학교 정상화 방안과 자녀들의 전학 문제 등을 논의했다. 전교생 235명 중 전학신청을 한 학생은 현재 9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