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총수의 첫 지상파 진출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으는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이하 '블랙하우스')가 이날 밤 11시 10분 정규 편성 뒤 처음으로 전파를 탄다.
이 시간대에는 그 동안 유시민 작가를 앞세워 시사 예능 프로그램의 열풍을 주도한 JTBC '썰전'이 방송돼 온 터여서, '블랙하우스'가 '썰전'에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가 됐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와 '썰전'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두 프로그램이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것과 관련한 누리꾼들의 의견이 여럿 올라와 있다. 터줏대감 '썰전'과 기린아 '블랙하우스'의 맞대결에 쏠리는 높은 관심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본격 승부를 앞둔 상황에서 기류의 움직임은 '썰전'보다는 '블랙하우스'에게 다소 유리한 형국이다.
'썰전'은 최근 들어 박형준 동아대 교수,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등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출연자들이 빚어내는 논란에 자주 휩싸여 왔다.
이들이 지난 보수정권의 실정에 대한 자성은 외면한 채, 비합리적인 방어와 현 정부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탓이다.
그만큼 줄어드는 프로그램 호감도로 인해 '이탈'을 언급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와 달리 '블랙하우스'는 색다른 구성이 눈길을 끄는 여러 코너를 앞세워 '썰전'에 피로도를 느끼는 시청자들을 집중 공략하는 분위기다.
'블랙하우스' 제작진에 따르면, 최신 정치 시사 뉴스에 관한 남다른 시각·해석을 제공하겠다는 코너 '이슈브리핑'과 '흑터뷰'에는 SBS뉴스 간판 팩트체커 박세용 기자가 합류해 화력을 키웠다.
정규 편성 뒤 첫 '흑터뷰'에서는 강유미가 여전히 듣지 못한 '다스는 누구 겁니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다시 한번 MB 집무실과 다스 본사를 찾는다.
제작진은 "여러 이슈에 대한 박 기자의 분석과 김 총수의 통찰력에다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 강유미의 신선한 해석이 어우러져 시청자에게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사표를 던진 김 총수는 "나 스스로에게, 또한 시청자들에게 몇가지 약속한 것이 있다"며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약속이 그 중 하나"라고 포부를 밝혔다.
'블랙하우스'의 기세가 남다르다 해도, 그간 잘 다져진 '썰전'의 내공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다.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썰전'의 시청률은 지난해 12월 7일 선보인 248회가 3.912%까지 떨어진 이래, 21일과 28일 방송된 250회, 251회가 각각 4.233%, 4.652%를 기록하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새해 들어서는 지난 4일 전파를 탄 252회가 시청률 4.991%를 찍은 데 이어, 직전 방송인 11일자 253회는 5.284%를 기록, 5%대를 회복하면서 '블랙하우스'와 한판 승부를 벌일 채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