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공연·단일 女아이스하키팀 구성···남북관계 발전위한 단초될까

'평화 메시지' 강조 가능하지만...내부 반발도 해결해야

남북이 17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차관급 실무회담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
남북이 17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차관급 실무회담을 갖고 북측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훈련과 금강산 공동문화행사에 합의하는 등, 평창올림픽으로 물꼬를 튼 남북대화가 남북관계 진전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11시간여에 걸친 실무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남북은 평창올림픽 개막 전 북측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마식령 스키장은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의 지시로 지난 2013년 완공됐다. 10여개의 슬로프를 갖추고 유럽산 제설기 등으로 꾸며 국제관광단지로 키울 계획이었지만, 연이은 도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평창올림픽 행사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공동훈련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카드였던 셈이다.

금강산 지역에서 이뤄질 문화행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통일 분야 소식통은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지시로 개발한 '치적'이기때문에 북한으로서는 큰 의미가 있다. 투자는 해놓고 사실상 놀고 있는데 홍보와 선전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관계자 역시 "금강산은 개성공단 폐쇄 이후 단 한번도 못 들어갔는데 이번 문화행사 합의는 의미가 있다. 유엔 제재 등 문제가 해결돼야 해 (이후 논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당장 북한의 체제 선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논의를 출발점으로, 차차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시도를 적절히 합의에 녹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로 남북 사이 경계를 다시 높여가는 과정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사실상의 경계를 허무는 과정이 됐다. 우리가 북측에 가서 훈련도 하고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경계를 허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은 또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했다.

또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양측 국가올림픽위원회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기로 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 청원이 올라오고 국민 여론도 찬반이 비등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반대 여론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가 줄곧 강조했던 '한반도 평화를 바탕으로 한 평화적 해결', 즉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국내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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