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선수, 박탈감 있을 것" 女 아이스하키 감독의 솔직한 속내

단일팀 구성한다면 北 선수 최대치는 3명이 최대치 전망

새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북한과 단일팀을 구성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해야 하는 상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해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문제라고 분석했다. 황진환기자
“아이스하키는 선수들이 경기 시간 전체를 계속 뛰는 게 아니고 1~2분씩 계속 교대를 한다. 북한 선수가 우리 선수의 쿼터를 뺏는 게 아니라 선수단 규모를 늘리는 것으로 협의 중이다”

16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연 이낙연 국무총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이 임박해 제기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정리했다.

이 총리는 “여자 아이스하키는 메달권에 있는 팀도 아니고 우리 팀은 세계랭킹 22위, 북한은 25위다”라며 “우리 팀은 올림픽에서 한두 번이라도 이기는 것을 당면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 선수 가운데 뛰어난 몇 명을 추가해 1~2분씩 함께 뜀으로써 전력이 강화되는 것을 선수들도 받아들이는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14년 9월 부임해 지난 40개월 동안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고속 성장을 이끈 새라 머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 전지훈련 후 짧은 휴가를 보낸 뒤 16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머리 감독은 자신을 기다리는 엄청난 취재 인파에 깜짝 놀란 듯 했다.

“(단일팀 논의가) 얼마나 진지한 이야기인지 한국에 도착해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머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지난 4년을 준비했다. (개막을 앞두고) 갑자기 북한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스태프 중 한 명을 통해 불과 이틀 전에야 소식을 들었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해왔지만 (단일팀 논의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북한을 상대했던 머리 감독은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가능성을 언급한 뒤 북한의 경기를 추가로 살펴봤다고 했다. 그는 “북한 선수 중에도 뛰어난 선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더 낫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을 꾸려야 한다면 3명 정도는 괜찮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조직력을 가장 중시하는데 (단일팀이 만들어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늦게 합류하는 북한 선수들에게 자리를 뺏기는 선수들은 박탈감으로 사기가 꺾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머리 감독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나는 우리 선수들을 먼저 챙기겠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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