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박)병호야, 나를 넘고 500홈런까지 쏴라"

'병호야, 나를 넘어라' 이승엽(왼쪽)이 2012년 조아제약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타자상을 받은 뒤 대상을 수상한 박병호와 기념촬영을 한 모습.(자료사진=삼성)
한국 프로야구의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42 · 은퇴)이 '돌아온 홈런킹' 박병호(32 · 넥센)에게 진심어린 당부를 전했다. 자신의 대기록을 넘어 최초의 500홈런 고지를 밟아달라는 부탁이다.

이승엽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병호에 직접 전했던 말을 들려줬다. 이승엽은 "사실 (박병호가) 후배지만 나는 그 선수의 팬"이라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홈런 기록을 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한번 말을 전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이승엽은 KBO 리그 15시즌 통산 467홈런을 날렸다.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 오릭스 등 일본 프로야구 8년을 빼고도 역대 홈런 1위의 기록이다. 역대 2위인 양준혁(은퇴)의 351홈런과는 116개 차이가 난다. 1495타점 4069루타 1353득점 2루타 464개도 최다 기록이다.


박병호는 2년 동안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지난해 말 넥센에 복귀해 연봉 15억 원에 계약했다. 이승엽보다 딱 10년 늦게 KBO 리그에 데뷔한 박병호는 11시즌 통산 210홈런을 날렸다. 이승엽의 기록에는 257개 차이가 난다. 기록 경신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박병호는 KBO 사상 최초로 두 시즌 연속 50홈런을 넘긴 거포다. 2년 동안 MLB 외도가 있었다 해도 한창 전성기다. 특히 풀타임 시즌을 치른 2012년부터 4년 동안 173홈런, 연 평균 42홈런 이상을 날렸다. 산술적으로 이런 기세라면 7시즌이면 이승엽의 기록을 넘을 수 있다.

박병호도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박병호는 지난 9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승엽 선배를 뛰어넘지는 못하지만 선배가 만들어 놓은 홈런 부분을 따라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승엽의 바람은 더 컸다. 박병호가 자신의 기록을 넘어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승엽은 "박병호가 해야 될 게 많기 때문에 500홈런은 꼭 쳐줬으면 좋겠다"고 후배의 분전을 기대했다.

일본 시절 이승엽은 159홈런을 날렸다. KBO 리그까지 더하면 통산 626홈런이다. 사실 일본 생활 8년이 없었다면 이승엽은 700홈런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일단 KBO 500홈런은 이루지 못했다.

과연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가 대선배 이승엽을 넘어 500홈런 고지까지 밟을 수 있을까. 박병호가 이승엽의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한다면 꼭 10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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